열 살인 크리스토퍼 인차 프랴세트야는 할아버지가 아파 부모님이 3박4일 일정의 싱가포르 여행 항공권을 취소했을 때 엉엉 울었다. 하루 뒤 크리스토퍼는 자신과 가족을 태우고 싱가포르에 도착해 있어야 하는 여객기가 실종된 사실을 확인해야 했다. 크리스토퍼와 부모님, 남매 2명은 28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주안다공항에서 출발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에어아시아 8501편 항공권을 구입하고도 탑승하지 않아 생존한 26명 중 일부다. 에어아시아 8501편에는 155명의 승객과 기장 등 7명의 승무원이 탑승했었다. 이 여객기는 28일 오전 7시24분 교신이 두절됐고 다국적수색팀이 추락 추정 해역 수색에 나선 상황이다.
크리스토퍼의 어머니인 잉게 고레티 페르디닝시는 “결국 여행을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고백했을 때 크리스토퍼는 매우 화를 냈었다”고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에서 말했다. 잉게는 “항공권을 직접 보여줄 때까지 아들은 여객기 실종을 믿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계사인 페르디닝시는 사업가인 남편 찬드라 수산토 부부는 저비용항공사인 말레이시아항공에 70만원을 지불하고 가족의 왕복 항공권을 구입했다. 가족에는 일곱 살인 딸과 다섯 살짜리 아들도 포함돼 있다.
페르디닝시 가족은 6월에 여행 일정을 잡아 놨다. 아이들이 매우 가고 싶어했던 워터테마파크가 있는 센토사섬의 리조트에서 나흘을 보낼 계획이었다. 천만다행으로 페르디닝시는 친정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여객기 탑승 전날 여행을 포기했고 자신을 포함한 가족 5명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에어아시아항공에 따르면 생존자 26명 중에는 젖먹이 아기가 3명 있었다. 탑승객 155명 중 16명은 어린이와 유아였다. 에어아시아 8501편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프랑스, 영국인 1명과 한국인 3명이 타고 있었고 승객 대부분(149명)은 인도네시아인이었다. 크리스토퍼 가족 외에도 크리스티아나와티 레나울트와 그녀의 두 아들이 승객 명단에 있었지만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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