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시장 해마다 5~10% 성장
다이어리 속지ㆍ커버 판매도 늘어
대학생 송민정(24)씨는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에게 일일이 손으로 쓴 연하장을 보냈다. 송씨는 “휴대폰 문자나 컴퓨터로 연말 인사를 할 수 있지만 손으로 쓴 카드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며 “몇 년을 알고 지낸 친구들이지만 이번에 처음 집주소를 알게 돼 그 동안 얼마나 무심했는지 새삼 깨달았다”고 전했다. 디지털화의 확대에 따라 급속하게 사라지던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 다이어리 등의 매출이 올 연말 아날로그의 따뜻함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늘면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오픈마켓 G마켓은 12월 한 달 동안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배로 늘었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20대와 30대의 구매가 각각 2.2배와 2.3배로 증가해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다. 2010년과 2011년 스마트폰 보급확대와 함께 급속도로 축소됐던 카드 시장은 이후 매년 5%에서 10% 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카드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등 젊은층이 주로 찾는 커피전문점에서 연말을 맞이해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전개하며 휴대폰의 스케줄 기능 대신 종이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젊은이들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다이어리를 꾸밀 수 있는 볼펜부터 스티커, 다이어리 커버와 속지 등 관련 제품들의 판매량도 증가 추세다. 종이 다이어리를 꾸미는 방법을 알려주는 블로그와 책도 등장, 아날로그 열풍이 과거에 대한 향수뿐만 아니라 손 글씨를 쓰거나 아기자기한 그림을 그리며 여가시간을 보내는 취미의 하나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20대와 30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동시에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손에 닿는 종이의 감촉과 손 글씨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다”며 “이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업계에서도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출시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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