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피해는 없어…운항 부주의로 사고 추정
28일 부산 앞바다에서 대형 화물선과 모래채취선이 충돌하는 바람에 기름이 다량 유출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 길이 3.6㎞, 너비 100∼200m 기름띠 형성
28일 0시 19분께 부산 태종대 남서쪽 7.4마일(11.9㎞) 해상에서 컨테이너 화물선 현대브릿지호(2만1천611t)와 모래채취선 107 대양호(2,496t)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현대브릿지호 왼쪽 선미 부분 4번 탱크에 가로 4m, 세로 2m가량의 구멍이 생기면서 다량의 벙커C유가 바다에 유출됐다.
4번 탱크에는 벙커C유 45만4,000ℓ가 실려 있었는데, 정확한 유출량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부산해양서가 오전 8시께 항공 예찰을 한 결과 기름띠는 길이 3.6㎞, 너비 100∼200m가량으로 광범위하게 형성됐다. 사고 지점에서 해류를 따라 동남쪽으로 이동했다.
현대브릿지호는 파공을 막고 나서 오전 1시 4분께 선박에 남은 기름을 모두 옮겼다고 부산해양서에 알렸다.
◇ 오염사고대책본부 운영…선박 71척 등 긴급방제
남해해양안전본부와 부산해양서는 사고 직후 오염사고대책본부를 꾸려 방제작업을 벌였다.
부산해양서의 경비정, 방제정 등 선박 47척과 해군 함정 8척, 해양환경관리공단 선박 5척 등 모두 71척의 선박과 항공기 3대가 동원됐다.
또 사고현장 주변에 오일펜스 480m를 치고 기름회수기와 흡착포 등을 활용해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유출된 기름이 해안가나 양식장으로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해서다.
부산해양서는 두 선박 모두 추가 기름유출이 없고 안전에도 큰 문제가 없는 상태라면서 오는 31일까지 방제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운항 부주의' 무게…관제 충실 여부도 수사대상
부산해양서는 운항 부주의 쪽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홍희 부산해양서장은 브리핑에서 "두 선박 모두 운항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항만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호출했는데 응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두 선박이 충돌 회피노력을 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경위는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 "해상교통관제센터가 관제를 충실히 했는지도 수사대상"이라고 밝혔다.
현대브릿지호는 부산항 신항에서 울산항 쪽으로 이동하고, 107 대양호는 경남 통영 욕지도에서 부산항 남항으로 입항하다가 태종대 남서쪽 해상에서 충돌했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29일 대형 화물선(그래비티 하이웨이, 5만5,000t)과 화학물질 운반선(마리타임 메이지, 2만9,211t)이 충돌한 곳이다. 당시 사고 원인도 운항 부주의 때문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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