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계열사들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온라인 게임ㆍ영화ㆍ음악 콘텐츠 서비스에 잇따라 장애가 발생했다. ‘리저드 스쿼드(도마뱀 분대)’라는 이름을 쓰는 해커가 “이번 장애가 자신의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하고 나섰다.
25일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SCEA)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들에 따르면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는 전날 오후 3시쯤부터 심각한 장애를 겪어 한때 오프라인 상태가 됐다. 이후 네트워크 상황이 일부 개선됐으나, 25일 오전 6시쯤부터 다시 악화해 오후 2시까지도 상당수 사용자가 로그인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장애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플랫폼을 통해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의 액션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배포된 때와 시간상으로 겹친다. 다만, 소니는 자사 플랫폼으로는 이 영화를 배포하지 않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store.sonyentertainmentnetwork.com/) 웹사이트도 ‘로드중’이라는 메시지만 나오고 서비스 연결은 되지 않고 있으며 소니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 메인 페이지(www.sonyentertainmentnetwork.com/) 역시 ‘에러 503’이라는 제목으로 서비스 이용 불가 메시지가 뜬다. SCEA 엔지니어들이 장애 원인을 조사 중이다.
PSN은 2011년 회원 7,7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되는 초대형 해킹 사고로 무려 23일간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으며, 그 뒤로도 종종 장애가 발생했다. 최근 장애 사례는 올해 12월 초순에 있었다.
MS가 운영하는 게임ㆍ영화ㆍ음악 콘텐츠 서비스인 ‘엑스박스 라이브’와 엑스박스 공식 홈페이지(www.xbox.com)도 25일 서비스 장애를 겪고 있다.
MS의 엑스박스 라이브는 소니의 영화 ‘인터뷰’를 유료 스트리밍 방식으로 24일부터 제공한 몇 안 되는 플랫폼 중 하나다.
해커 ‘리저드 스쿼드’는 “게임 사용자들이 온라인 서비스에 가장 많이 몰리는 크리스마스(25일)에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공격을 하겠다”고 전날 트위터로 예고했으며, 장애가 실제로 발생하자 “자신이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리저드 스쿼드는 트위터를 통해 “2분 내에 이 트윗이 5k번(5천번) RT(리트윗) 되면 엑스박스와 PSN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메세지를 여러 차례 올리며 사용자들을 조롱했다. 이는 이름을 널리 알리려는 시도인 것으로 보인다. 리저드 스쿼드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엑스박스 라이브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에 공격을 가해 장애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다만 리저드 스쿼드는 “주로 게임 서비스에 디도스 공격을 했다”고 주장해 지난달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픽처스의 사내 전산망에 침입해 기밀 정보를 통째로 털었다”고 주장한 ‘평화의 수호자들(GoP)’과는 다른 집단으로 보인다.
두 사건의 행위자 사이에 직접 연계가 있다고 생각할만한 근거는 현재로서는 없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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