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하기 좋은 덴마크
경제의 80% 차지하면서 전체 성장의 기여도 높아
창업도 단 하루 만에 가능
덴마크는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 총 11개 부문에서 상위 25위에 들었고, 기업의 자유, 기술력 및 청렴지수에서 1위를 기록하며 종합 1위에 올랐다. 덴마크는 이런 다양한 요소와 혁신에 중점을 둔 기업가 정신을 통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이고 낙관적인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절반 크기에 불과한 국토 면적(4만3,094㎢)에 10분의 1 정도인 인구(562만명), 자원도 거의 없는 나라이다 보니 일찍부터 국제무역과 교역에 적극 나섰고 해외 시황에 민감한 개방된 시장을 갖추게 됐다.
덴마크는 작은 나라지만, 머스크(해운)와 레고(완구), 뱅앤올룹슨(음향), 베스타스(풍력발전)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갖고 있다. 많은 덴마크 기업은 사업을 통해 몸집을 키우기보다는 특정 분야의 선두주자를 목표로 꾸준히 개발하고 혁신한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책임이 분산돼 모든 직원이 더 큰 열정과 의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덴마크 기업은 이를 인식해 적정 규모를 유지하며 혁신에 집중해왔다. 여기에 덴마크 특유의 수평적 조직 구성과 창의적 사고를 격려하는 문화가 더해져,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은 덴마크 경제의 80%를 점한다. 덴마크는 이처럼 성장 기여도가 높은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초기 자본투자 없이 단 하루 만에 창업 할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해놓고 있다. 실제 갓 대학을 졸업한 청년부터 중ㆍ장년층까지, 나이에 제한 받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시장에 내놓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하루에도 몇 개씩 세워지고 있다.
덴마크에서 혁신은 몇몇 기업만 누릴 수 있는 사치가 아니다. 예컨대 전세계 135개 이상의 지사와 9만 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해운사 A.P. 몰러 머스크 그룹(이하 머스크)은 세계 선박산업 1위를 달리며 덴마크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자랑한다. 머스크는 대우조선해양과 협력해 세계 최대 규모이자 연료 소모를 최소화한 친환경 컨테이너 화물선 트리플 E급 선박을 생산하고 있다. 트리플E급 선박은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컨테이너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나 감축했다. 이 같은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적 면모를 토대로 머스크는 ‘녹색 해운’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머스크의 사례에서처럼 덴마크는 작은 나라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비즈니스 성공의 배경에 혁신이 있다고 여기는 만큼 교육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기르고 향상 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도 덴마크 경제의 특징이다. 엄격한 규율 속 암기 위주의 교육체계를 갖춘 나라도 많지만, 덴마크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장려하는 교육 방식을 선호한다. 실제 학생들은 여러 수업을 통해 개인 혹은 팀을 이루어 옳고 그른 답이 없는 복잡한 질문에 대한 각자의 해답을 도출하고 논리적으로 이를 설명하는 연습을 한다.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는 덴마크식 교육은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개발해 자연스럽게 창업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과 덴마크는 지리적으로 거리가 멀지만, 현대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혁신적인 관점에서 친환경적으로, 또는 스마트하게 풀어가려고 한다는 점에서 정서적으론 매우 가깝다. 작지만 강한 나라라는 점에서도 공통분모가 많다. 놀라운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은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 중인 덴마크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이다. 올해는 양국이 수교 55주년을 맞은 뜻 깊은 해였다. 새해에는 더 많은 교류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경제 협력이 증대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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