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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경의선 남은 숙제

입력
2014.12.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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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지상 구간인 경의선을 타면 버스나 지하철과는 달리 계절을 한껏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차창 밖 들녘에 곡식이 무르익는 여름이나, 눈 덮인 겨울, 봄ㆍ가을의 신선한 정취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선이 굴곡 없이 서울시내까지 쭉 뻗어있어 다른 교통수단보다 훨씬 속도가 빠른 것도 장점이다. 반면 도심 지하철과 달리 차량 편성 대수가 많이 부족하고, 노선이 짧은 것이 흠이었다. 또 1999년 복선화에 착공했는데도 공사 진척이 더뎌 찔끔찔끔 부분 개통되면서 이용자들이 애를 태웠다.

▦ 그런 경의선이 오늘 완전 개통됐다. 착공한지 15년만이다. 복선화의 마지막 남은 구간인 공덕역에서 용산역 간 1.9㎞ 공사가 마무리 된 것이다. 게다가 용산역에서 양평행 중앙선으로 환승 없이 곧바로 이어져 경의ㆍ중앙선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덕분에 용산역에서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고, 지하철 1~7호선, 공항철도, 경춘선 등 10개 노선과 환승이 가능해진 것은 이용객에게 큰 혜택이다. 덕분에 문산 파주, 양평 덕소 등 수도권 서북부와 동부지역 주민들의 쌍방향 접근도 훨씬 수월해졌다.

▦ 복선화를 통해 경의선을 전철화하려던 구상은 1989년 일산 신도시개발계획과 함께 나온 바 있다. 하지만 2기 지하철 및 서울~신도시 전철건설 계획이 확정되면서 경의선 복선화 계획은 무기 연기됐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2006년 개통을 목표로 1999년 착공됐으나 일산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선로를 지하화하라는 요구가 이어졌다. 여기에 보상 문제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다가 2005년 지상화로 합의되면서 공사가 재개됐다. 복선화 사업에 2조4,25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 1906년 개통된 경의선은 수도 용산과 압록강변 신의주를 연결하는 동북아 물류의 요충 노선이었다. 그래서 부설권을 놓고 열강의 각축이 치열했고 프랑스, 독일을 거쳐 최종적으로 일본에 넘어갔다. 1911년엔 압록강철교 개통으로 노선이 만주까지 이어졌다. 당시 서울과 만주 창춘(長春) 간에 주 3회 급행열차가 운행됐고, 시베리아철도를 경유해 런던까지 갈 수도 있었다. 이제 남은 숙제는 북한과 연결이다. 이 경우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GR)와 연계돼 유라시아 물류망에 대박이 예상된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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