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6년간 205억 투자개발... 美 이어 세계 2번째로 허가 받아
닭의 유정란이 아닌 동물세포를 이용해 만든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이 2015년 하반기 국내 처음 출시될 예정이다.
SK케미칼은 26일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제품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 허가다. 기업 순위로 치면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와 박스터에 이어 3번째다.
세포배양 방식은 개나 원숭이 등의 동물세포를 이용해 독감 바이러스를 다량 배양한 뒤 독성을 약화시켜 백신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독감 대유행 등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북바이오산업단지(안동시)에 있는 공장 ‘엘하우스(L House)’에서 곧바로 생산에 착수해 2개월 안에 국내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 세계보건기구(WHO)가 배포한 바이러스 균주가 국내에 들어온 뒤 약 5개월이 지나 백신이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대응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되는 것이다. 유정란 확보 상황에 따라 생산량이 좌우되는 기존 백신에 비해 필요량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세포배양 백신을 연구해온 제약사들은 국내외에 많았지만, 대부분 수율을 맞추지 못해 실패했다. 동물세포로는 상용화가 가능한 만큼의 바이러스를 키워내지 못했던 것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6년간 약 205억원을 투자해 확보한 독자 기술력으로 유정란 방식 백신과 비슷한 수준의 수율을 얻었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스카이셀플루를 독감 예방접종 시즌인 내년 가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때부터 소비자들이 유정란 백신과 세포배양 백신 중 어느 제품을 맞을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달걀 알레르기가 있어 접종을 꺼리던 소비자들에겐 희소식이다. 하지만 1950년대부터 60여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맞으면서 임상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돼온 유정란 백신에 비하면 아직 세포배양 백신의 안전성을 확신하긴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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