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 성탄절 연설을 통해 박해와 전쟁, 질병 등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교황은 이날 정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성탄을 맞아 강복하는 ‘우르비 에트 오르비’(로마와 온 세상에) 연설을 하며 “그리스도의 힘이 전쟁, 박해, 노예제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어 그는 이라크 시리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리비아 남수단 등의 분쟁 상황과 아동학대, 낙태,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에 대해 개탄했다. 프란치스코는 “정치적 책임을 지닌 모든 이들이 대화를 통해 차이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공존을 구축하라”고 세계에 호소했다.
특히 교황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잔혹성을 비난하며 “주님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분쟁으로 고통 받는 형제자매와 잔혹한 박해를 받는 이들을 굽어 살피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그는 파키스탄과 탈레반에서 테러로 희생된 어린이 130여명에 대한 애도와 함께 나이지리아에서 인질로 붙잡히거나 학살 당한 이들을 우려를 표했다. 서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창궐하는 에볼라에 대해선 “필요한 원조와 대책을 제공하도록 긴급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번 성탄절에는 아기 예수의 눈물과 함께 정말 너무나도 많은 눈물이 있다”며 “주님의 힘이 속됨과 무심함에 빠진 이들의 마음에서 무정함을 없애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황은 그간 역대 교황이 수 십개 언어로 성탄 축하인사를 보내는 일을 올해는 하지 않아 사실상 이러한 관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날 성베드로 대성당 앞에는 8만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해 교황을 맞았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예수와 함께하면 진정한 기쁨이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전날에는 지난 8월 방문한 한국 국민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 “방한 때 기쁨과 감사함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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