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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융합인재 육성과 은퇴 과학인

입력
2014.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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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세계은행 교육혁신 심포지엄’에서 창조경제의 성공은 이를 뒷받침할 새로운 유형의 교육혁신 모델 정립에 달려있다면서 개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가득한 융합인재를 길러내는 창의인재 양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교육부에서도 미래 지식정보 사회를 선도해 갈 창의 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추진 중인 ‘문ㆍ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서 모든 학생들이 공통과목을 이수해 인문ㆍ사회 및 과학ㆍ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을 갖추고, 자신의 진로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인문ㆍ사회 계열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통합 과학을 선택과목뿐 아니라 필수로도 이수해야 되며, 이공계열로 진학하는 학생들 역시 통합 과학 외에도 진로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을 이수토록 할 예정이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 추진의 목적은 이분법적인 교육지식 함양 구조를 벗어나 인문사회학과 과학을 함께 공부하며, 창조경제를 위한 선순환 지식 체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얘기해 보면 현재 진로 선택 과정에서 어렵다는 이유로 멀리하는 과학이 이제는 훗날 이공계 전문 분야에서 일하게 될 일부 학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닌 사회 모든 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지식임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고려해봐야 할 것은 교육 과정이기에 수동적으로 과학 지식을 갖춰나가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호기심과 관심으로 과학적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즉, 어렸을 때부터 과학에 대해 ‘재미없고 어려운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대중화를 제고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은퇴한 과학기술인들의 지식과 경험의 활용은 시대적 요구로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다시 말해 산업계ㆍ학계ㆍ연구계 각 분야에서 유명했던 우수한 과학기술인들의 참여로 단순히 과학지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풍부한 경험에 의한 새로운 시각과 해석으로 청소년들에게 과학은 재미있는 것임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과학관협회(ASTC)의 발표에 따르면 회원기관 중 90% 이상이 은퇴한 과학기술자들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진흥기금과 복권기금으로 수행하는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지원사업 ‘ReSEAT 프로그램’을 통해 은퇴 과학기술인들을 활용하고 있다.

ReSEAT 프로그램에서는 이들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국립과학관에서 전시주제 심층 해설과 과학꿈나무 일대일 지식멘토링, 전국 공립과학관에서의 전시 해설, 초ㆍ중등학교나 공립과학관에서 과학강연과 과학교실 지식기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20년 이상 현장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아 온 은퇴 과학기술인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여기에 더해 미래 과학인재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까지 이끌고 있어 그 중요성은 더해진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듯이 은퇴 과학기술인들의 전문지식과 노하우들이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융합형 인재 육성의 씨앗으로 작용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문영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정보분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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