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팀 착오로 살아있는 표본 전달, 감염수칙 따라 면밀히 추적 관찰 중
"일반 대중에 확산될 가능성 없어"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속 과학자 10여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집단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CDC 관리들의 말을 인용, 지난 22일 에볼라 바이러스가 든 표본을 CDC 본부 내 다른 연구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부주의한 실수로 표본을 전달한 직원과 연구실에 있던 10여명의 과학자가 에볼라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CDC 과학자가 이 같은 사실을 23일에서야 파악해 수뇌부에 알렸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는 서아프리카 발병국에서 가져온 에볼라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부서에서 발생했다. 1차로 바이러스를 멸균 처리하는 팀에서 착오로 살아있는 바이러스 표본을 멸균 표본으로 오인하는 바람에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다른 연구팀으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표본에 직접 노출된 직원은 현재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감염 통제 수칙에 따라 에볼라 잠복기인 21일간 증상을 추적 관찰할 예정이라고 바버라 레이놀즈 CDC 대변인은 밝혔다. 또 레이놀즈 대변인은 “CDC 전문 의료진이 감염 우려가 큰 나머지 10여명의 과학자와 연구실에 출입한 다른 인원의 상태도 자세히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CDC는 방역 체계가 갖춰진 본부 내에서 일어난 일로서 일반 대중에게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은 없다고 안심시켰다. CDC에서는 올해 6월에도 탄저병 세균 표본을 옮기다가 실수를 저지른 직원의 실수로 여러 직원이 병균에 노출되기도 했다.
톰 프리든 CDC 소장은 “현재 에볼라 표본을 옮긴 직원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그의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검토해 모든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수개월간 CDC 내 150개 연구실에서 일하는 수 천명의 직원이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연구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CDC는 에볼라 감염이 발생한 연구실에서 오염 물질을 두 차례 깨끗이 처리하고 이곳을 봉쇄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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