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절반이 40대 이상, 4명 중 1명이 억대 연봉 받아
은행이 급속하게 늙어가고 있다. 은행들이 인력구조 고령화로 인건비 부담이 늘자 신규채용 규모를 점차 줄이면서 종사자들의 평균연령은 더욱 빠르게 올라가는 추세다.
25일 은행권과 금융인력기초통계(2013년 말 기준)에 따르면 은행 직원 중 40대 이상 비중은 48.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원 2명 중 1명이 40대 이상이라는 얘기다. 50대 이상인 직원 비중도 14.3%에 달했다. 증권(7.9%), 보험(4.7%) 등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에서 20년 이상 장기근속자의 비중도 35.6%에 달했다.
직원 고령화로 늘어난 인건비도 부담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1년 25.7%에서 지난해 33.1%까지 뛰어올랐다. 미국은 28.3%, 일본은 27.1%에 불과하다. 은행원 중 억대 연봉자도 4명 중 1명이나 됐다.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 직원 중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직원의 비중은 23.3%로 증권(12.1%), 보험(11.8%)의 두 배에 이른다.
온라인뱅킹 활성화에 따른 지점 통폐합 등으로 가뜩이나 인력을 줄여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직원 고령화가 가장 골치 아픈 문제다.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인사적체 문제를 풀어야지만 노조 반발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은행들은 대신 신규채용 인력을 대폭 줄였다. 올해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기업, 외환은행 등 시중은행 7곳의 신규채용 인원은 1,918명으로 지난해(2,235명)보다 1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4명을 신규 채용했던 외환은행은 올해 신입사원을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지난해 202명을 채용한 하나은행도 올해엔 118명만 선발했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567명에서 올해 540명으로 신규채용 규모를 소폭 줄였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 임원은 “60세 정년연장 등으로 고령 인력이 더 늘어난다면 은행의 인건비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며 “은행들이 신규채용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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