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1국
백 이지현 4단 흑 박영훈 9단



장면 2 초반 포석이 대충 마무리됐으므로 박영훈이 1로 둬서 우변 백진 삭감을 시작한 건 당연해 보였는데 이지현이 2로 응수하자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는지 3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지금과 같은 배석에서는 참고1도 1, 3으로 중앙을 두텁게 만드는 게 보통이지만 4를 당하면 기껏 쌓은 세력이 빛을 잃는다고 보고 급히 작전을 변경, 실리 쪽을 택한 것이다. 역시 실리파다운 선택이다.
그러나 두터움을 선호하는 이지현은 반대로 4부터 10까지 아낌없이 죽죽 밀어붙인 다음 12로 씌워서 흑 한 점을 크게 공격하기 시작했다. 두 선수의 기풍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이때 흑이 약간 고민이다. 참고2도 1, 3으로 바로 움직이는 건 6, 8로 공격 당해서 아무리 타개를 잘하는 박영훈이라도 수습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13, 15, 17로 버리는 작전을 택했다. 앞서 상변에서 제법 실리 이득을 봤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그러자 이지현이 18, 20으로 좌변 흑진을 삭감한 다음 21 때 22로 끊어서 이제부터 서서히 중앙 전투가 시작될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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