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도로 점거하려다 경찰과 몸싸움
홍콩에서 노란 우산이 다시 펼쳐졌다.
홍콩 학생들과 시민 1,000여명이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홍콩 도심 곳곳에서 진정한 직선제 실시 등 민주화를 요구하며 거리 행진 시위(사진)를 벌였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빨간 산타클로스 모자 등을 쓰고 민주화 시위의 상징물인 노란 우산을 펴든 채 인도 위를 행진했다. 이들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후보를 사실상 친중국 애국인사로 제한한 중국 중앙 정부의 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기도 했다. 일부는 “우리의 크리스마스 소망은 바로 진정한 직선제 실시”라고 소리쳤다. 이날 시위대 규모는 몽콕(旺角) 500여명, 애드미럴티(金鐘) 300여명, 코즈웨이베이 200여명으로 추산됐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와 도로를 점거하려 했다. 경찰들은 이를 막기 위해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일부 경찰들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경찰봉으로 시위대를 구타했다. 경찰은 모두 12명을 체포했다고 25일 낮 밝혔다. 체포된 이들의 연령대는 13~43세였고, 이들 중 2명은 여성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도로를 막아 혼란을 야기했다”며 체포 이유를 밝혔다.
9월28일부터 79일 동안 이어진 홍콩 민주화 시위는 지난 15일 코스웨이베이의 바리케이드와 텐트가 철거되며 막을 내렸다. 그러나 9일만에 다시 노란 우산이 펼쳐지며 산발적 시위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한편 중앙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마카오 조국 회귀 15주년 기념식에 참석,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에 대한 신념과 결심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 번영과 안정의 필연적인 요구이자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의 꿈을 실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은 중국의 일부인 만큼 중앙 정부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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