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제품에서 악취가 난다는 등의 악성루머는 경쟁사 하이트진로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퍼트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오비맥주의 제품 카스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할 것을 지시하고 실행에 옮긴 경쟁사 하이트진로 대전지점장 방모(41)씨와 본사 직원 안모(33)씨 등 6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인터넷 등으로 퍼나른 안씨의 지인 황모(31)씨 등 7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6월 하이트진로 대전지점 이모(45) 차장은 지점장 방씨의 지시를 받아 “카스맥주 6월 18일 생산분 중 변질된 제품이 전국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기자 및 지인 등 11명에게 보냈다. 지점의 다른 직원 김모(45)씨 등도 방씨의 지시를 받고 카스에서 악취가 난다는 등의 악성 루머를 유포했다. 8월 본사 직원 안씨는 친구와 후배 등 20여명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카스 먹지 마라, 6월부터 8월 생산한 건 진짜 마시면 안 된다. 특히 가임기 여성들은 무조건 피하라고 해”라는 글을 써서 전송했다. 안씨의 지인들은 이 글을 인터넷 카페 등에 퍼날랐다.
오비맥주 측은 이들이 퍼트린 허위사실이 유포돼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루머가 회자되자 8월 경찰에 “특정세력이 불순한 의도를 갖고 악의적인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카스에 대한 악성 루머의 인터넷 주소(IP) 추적 결과 하이트진로 본사 직원 안씨와 대전 지점 이 차장 등이 개입한 정황을 파악했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안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9월 하이트진로의 서울 서초동 사옥과 대전 지점 등을 압수수색해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개인적으로 작성한 업무일지 등을 확보해 이들의 범행을 적발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맥주공장과 유통과정 등을 조사해 맥주가 직사광선이나 열기에 노출됐을 때 맥주의 용존산소와 맥아의 지방성분이 산화반응을 일으켜 향이 변하거나 색깔이 변하는 ‘산화취’ 현상이 냄새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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