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청 조성으로 사람 몰리자 다방 아가씨도 덩달아 입성
1시간 2만원·풀타임 25만원…성매매 등 은밀한 거래 다반사
도우미 대다수가 20대 새터민
실질적 정착 대책 마련·강력한 단속으로 양반고을 위상 지켜야
신도청 이전지 주변에 불법티켓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건설현장 근로자 등 사람이 몰리면서 새터민 출신 도우미 등 티켓영업과 성매매가 성행하면서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의 이미지를 해친다는 지적이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 일대는 요즘 불야성을 이룬다.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도 땅거미가 지면 밥집 술집 다방 등 서비스업소는 고객이 넘쳐난다. 인근 신도청 이전지에서 일하는 건설근로자와 현장 관계자 등이 주고객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편치가 않다. 음성적인 성매매 등으로 사회문제가 돼 온 ‘티켓’ 영업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22일 저녁 풍산읍 전통시장 인근 한 주점에는 방마다 4, 5명씩 둘러 앉아 소주잔을 돌리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는 도우미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 맞장구를 치며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 1시간에 2만원을 받기로 하고 인근 다방에서 ‘파견’된 도우미들이다. 대개는 2, 3시간씩 여흥을 즐기고 다른 손님을 찾아 가지만, 일부는 25만원을 받고 다음날 출근시간까지 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인구 7,000여 명의 풍산읍에는 휴게음식점 29개소와 단란주점 14개, 숙박업소 9개, 부동산 중개업소 9개소가 성업 중이다. 도시 규모 치고는 유흥 관련 업소가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된 업소의 대부분은 ‘다방’이다. 업소별로 5~10명의 여종업원을 두고 차를 판매하지만, 농촌 지역에 흔히 볼 수 있는 차 배달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티켓영업에 동원된 탓이다.
불법 부동산중개업소인 떳다방까지 성업하다 보니 야간 술자리는 물론 낮에도 가게에 붙어 있을 틈이 없다. 밤에 주점에서 이들을 부르려면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인기다. 특히 이 지역 도우미들은 20대 젊은 여성이 대부분이어서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티켓다방 여종업원들은 40대 이상이 대부분이지만 이 지역에는 유독 20대가 많다. 한 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 다방 여종업원의 절반 이상은 새터민일 것”이라며 “우리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수 없다”고 실토했다.
티켓 영업은 공공연하게, 때로는 은밀하게 이뤄진다. 주점에서는 대놓고 티켓으로 도우미를 부른다. 일부 남성들은 퇴근과 함께 업소 인근에서 자연스레 만나 차량으로 어디론가 가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예약 없이 온 사람들은 평소 알던 다방에 도우미를 보내줄 것을 애원하다시피 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도우미 공급이 달리자 20~30분 거리의 안동 시내나 예천 읍내에서 도우미들이 원정을 오기도 한다.
인구 700여 명에 불과한 풍천면 구담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다방이 16곳, 단란주점이 6곳, 부동산중개업소는 14개나 된다.
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25만원 짜리 ‘올 티켓’의 경우 성매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당국은 실태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박모(51ㆍ풍산읍)씨는 “밤이면 취객들의 고성방가와 노상방뇨, 성매매 등 별의별 일이 다 생겨 애들 교육에 악영향이 걱정된다”며 “근처에 도청이 온다고 하니 좋긴 하지만, 조용한 농촌지역 읍면소재지에 퇴폐향락문화부터 먼저 오는 것은 원한 바 아니다”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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