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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단 하나뿐인 신발, 난민촌 아이에 희망 한 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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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단 하나뿐인 신발, 난민촌 아이에 희망 한 켤레

입력
2014.12.2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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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그림 그려 넣은 운동화 미얀마 난민 마을 아동들에 선물

디자이너 27명 재능기부로 의미 더해 "나 혼자 아니란 마음 전해지기를"

섬유 예술작가 손솜씨(오른쪽)씨가 23일 서울 마포구 자신의 작업실에서 '땡슈얼랏'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이현지 작가와 함께 미얀마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운동화에 그림을 그려 넣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섬유 예술작가 손솜씨(오른쪽)씨가 23일 서울 마포구 자신의 작업실에서 '땡슈얼랏'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이현지 작가와 함께 미얀마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운동화에 그림을 그려 넣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23일 서울 마포구의 작업실에서 만난 섬유 예술작가 손솜씨(27ㆍ본명 손현정)씨는 작은 운동화에 그림을 그려 넣는데 여념이 없었다. 예술가들이 선물하는 한 켤레의 행복 ‘땡슈얼랏’ 프로젝트다. 연말을 맞아 100켤레의 운동화에 그림을 그려 미얀마의 난민 마을 ‘로이코이와’의 어린이들에게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운동화를 선물하는 것이다. 손 작가가 주도한 이 계획에 디자이너, 일러스트 등 무려 27명의 미술분야 예술가들이 동참했다. 물론, 사례비 없는 순수한 재능기부다. “주변 지인들의 소개를 받는 방식으로 문화예술 작가들에게 부탁드렸어요. 자기 작품 활동하기에도 버거울 텐데 선뜻 나서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놀랐습니다.”

신발 등 어린이들의 신체 보호 수단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정보를 접하고 난민구호 단체 등을 수소문 해 미얀마 로이코이와 마을을 활동 대상으로 정했다. 특히 이곳은 어린이들의 발 부상이 심한 곳이다. 교통망 등이 갖춰져 있어 ‘원활한 물품 배송이 가능한 지역’이란 점도 작용했다.

“예쁜 새 운동화를 사 주면 되지, 굳이 흰 운동화에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구호 물품들이 해외 빈곤국가들에게 직접 전달되기도 하지만, 중간에 현지 시장이나 다른 곳으로 재판매 돼 정작 어린이들이 운동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손 작가는 “운동화에 그림을 그리면 판매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므로 ‘현지 재판매’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27명의 작가들이 서로 다른 그림을 디자인 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운동화’를 보내줌으로써 단순히 물질적인 도움이 아닌 ‘지구 어딘가에는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의도도 담았다.

디자인의 전체적인 주제는 ‘따뜻함’으로 정했다. 일반 그림보다는 미얀마 어린이들이 선물을 받는 느낌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달라는 주문이다. 손 작가의 경우 선물 포장 디자인을 활용해 운동화를 꾸미고 있다. 또 하트 등 사랑과 따뜻함을 상징하는 도형을 패턴화한 디자인과 색깔도 구상 중이다. 물론 많은 작가들이 참여한 만큼 다양한 작품 세계를 가진 그들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티베트 난민 자립지원단체인 ‘록빠’와 함께 티베트 어린이들에게 동화책과 그림책 등을 보낼 예정이다. 특히 최근 사라지고 있는 티베트 전통 문화를 되살린 수공예 원단 제품도 구상 중이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림으로 다른 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활동은 없겠죠. 그림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라도 나서겠습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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