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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도서관장은 정치인 몫' 관례 깨뜨린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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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도서관장은 정치인 몫' 관례 깨뜨린 야당

입력
2014.12.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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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23일 국회도서관장 후보자로 이은철(64)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추천했다고 한다. 정당 바깥의 외부인사가 추천되기는 처음이다. 이 교수는 한국문헌정보학회장,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 사립대 도서관협의회장 등을 지낸 전문가다. 새정치연합은 이 교수가 정파적 입장이 전혀 없는 인물로 전문성만을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국회도서관은 장서량으로 보나, 상징성으로 보나 가장 전문성을 갖춘 국내 최고의 석학이 맡아야 마땅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원래 국회 사무총장은 여당 몫, 국회 도서관장은 야당 몫으로 정치인을 임명하던 게 오랜 관행이었다. 야당 입장에서 2008년 정권을 넘겨준 이후 핵심에 있다가 자리를 못 잡은 이가 한둘이 아닐 텐데 기득권을 버리는 결단을 한 것 자체가 칭찬받을 만하다. 더욱이 새정치연합은 모든 임명직 공직후보자를 공정하게 추천하기 위해 ‘임명직 공직후보자 추천위원회' 설치를 당헌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한다. 공정하고도 전문성을 갖춘 인선이 실제로 얼마나 잘 지켜질지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당 혁신과 외연 확대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십상시’논란을 빚고 있는 청와대 인사는 물론이고 새누리당도 최근 인사 분란을 겪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자당의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장, 인재영입위원장 등에 대한 인사 계획에 대해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독단적 인사”라며 인사 내용이 담긴 서류를 집어 던졌다고 한다. 여의도연구원장에 내정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이 2005년 당 대표이던 박근혜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의원직을 버리고 탈당했던 전력을 문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으로 친박 대 친이, 주류 대 비주류, 2016년 총선 공천의 역학관계 등이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 부류, 그 무리에서 사람을 뽑으려다 보니 파벌적 이해관계를 따지게 돼 그런 볼썽사나운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새삼 프란치스코 교황의 혜안이 놀랍다. 교황은 지난 22일 교황청에 근무하는 추기경, 주교, 사제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기 비판과 자기 갱신, 자기 혁신이 없는 교황청은 병든 육체”라면서 파벌의 이익을 앞세우는 태도를 암에 비유했다고 한다. 내 사람만을 챙기는 행태가 결국 조직을 좀 먹고, 시들게 하는 일이라는 걸 알지만 고치기 어렵다는 것을 암시하며 결단을 촉구한 게 아닌가 싶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여야가 명심해야 할 말이다. 조직의 활력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너무나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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