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대통령 선출이 또 무산돼 29일 3차 최종투표를 벌인다. 최종 투표에서도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그리스는 규정대로 총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리스 의회는 23일 신민당과 사회당 등 연립여당이 추대한 스타브로스 디마스 대통령 후보에 대해 두 번째 찬반 투표를 벌였으나 의회 정원의 3분의 2인 200표를 확보해야 하는 규정에 미달한 168표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쳤다. 오는 29일 예정된 3차 투표에서는 의석의 60%인 180명의 찬성을 받으면 된다. 최종 투표에서는 연립여당에 참여했던 ‘민주좌파’와 ‘그리스 독립당’이 찬성표를 행사할지 주목된다고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분석했다.
이날 투표에서도 민주좌파 의원 1명이 당론에 반대해 찬성 투표했고, 그리스 독립당 의원 1명도 기권한다는 당론에 반대해 투표에 참가하는 등 소수 야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앞서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 선출에 찬성하면 2016년 초 예정한 총선거를 내년 말로 앞당겨 치르겠다고 제안한 바 있고, 이날도 찬성표가 1차 투표 때보다 8표 늘어났다는 점에서 최종 투표에서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이어지고 있다.
사마라스 총리는 투표 후 “최종 투표에서 모든 의원은 국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름을 걸고 답해야 한다”며 “연립정부는 대통령 선출에 필요한 180표를 확보, 혼란과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투표에서도 대통령 선출에 실패하면 내년 초 총선거를 치러야 한다.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그리스가 사마라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백지수표를 준 게 아니다”며 “그리스는 내년에 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열 것”이라고 총선거 실시를 기정사실화했다. 구제 금융과 긴축 등에 반대하는 시리자는 여론조사에서 연립여당 합계보다 3∼4%포인트 높은 지지율을 누리고 있어 총선거 후 정권을 잡으면 국외 채권단과 한 약속을 파기할 수도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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