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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식에 눈물대신 코피... 문학의 마라톤 이제 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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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식에 눈물대신 코피... 문학의 마라톤 이제 5km

입력
2014.12.2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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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부문 당선자 박상기(33)씨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지만 원래 장르문학 작가를 지망했었다. 고등학생 때 습작을 시작해서 20세 때 온라인에 익명으로 환상문학을 연재했다. 출판 이야기까지 오갈 정도로 반응이 좋았지만 갑작스럽게 글쓰기를 포기했다. 그는 기독교로 개종한 것을 계기로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고 회고했다. 글쓰기를 중단한 것은 물론 문학 자체를 읽지 않았다. “판타지 소설은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신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제가 해 오던 작업이 새롭게 맞이한 신념과 맞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미련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10년이 지난 뒤 되돌아보니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글쓰기”였다. “요즘 방송에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잖아요. TV에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하는데, 서른살이 돼 일상 속에서 정신 없이 살아가던 내 모습을 보니 회의가 느껴졌습니다.”

환상문학을 그만둔 박씨가 동화를 쓰게 된 것은 권혁준 교수의 지원 덕이다. 공주교대 시절 스승이었던 권 교수는 그의 글쓰기 재능을 알아보고 창작동화 동아리로 그를 이끌었다. “대학 시절에는 동아리에 이름만 걸어두고 글은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언젠가 다시 글을 쓴다면 동화를 쓰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박씨는 10년 전 쓰던 환상문학과 지금 쓰는 동화의 거리가 멀지 않다고 말했다. 당선작 ‘물 좀 줘’ 역시 화분을 주인공으로 삼아 일상적인 문제를 상상 속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성인 문학은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구분이 명백한 편인데 동화는 그렇지 않아요. 해리 포터 시리즈를 지은 조앤 롤링도 스스로를 동화작가라고 말하잖아요. 저 역시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환상적인 동화를 쓰고 싶습니다. 만화처럼 재밌게 읽히는 글을 쓰고 싶어요.”

하지만 교사인 박씨 작품의 중심은 역시 아이들이다. 박씨는 “아이들과 하루 종일 같이 생활하다 보니 많이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작품을 탈고하고 나면 원하는 아이들에게 보여줍니다. 아이들의 평가를 받으면 글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3년 전부터 매일 저녁 시간을 할애해 꾸준히 글을 써 온 박씨는 앞으로도 교사와 작가 일을 병행하려 한다. “10년 만에 돌아온 작가의 길입니다. 힘 닿는 데까지 쓰고 싶습니다.”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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