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통보를 받자마자 코피가 주르륵 흘렀습니다. 눈물이 흘러야 하는데 바보 같은 일이었습니다. 재작년, 문학판에 다시 뛰어들었을 때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쏟은 코피였습니다.
낮에는 아이들과 소통하고, 밤에는 아파트의 모든 불빛이 사라질 때까지 장편과 단편을 습작해온 지난 몇 년은 수험생 때보다 치열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이렇게 한 것은 순전히 즐거웠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고단한 생활에 후회는 없습니다. 문학을 접었던 지난 십 년의 삶이 얼마나 공허했는지 내 영혼이 뼈저리게 느꼈으니까요. 내가 이야기를 써야 함을 깨닫고, 하나님을 만난 것만으로도 그 십 년은 분명 값진 세월이었습니다.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제 5㎞쯤 지났을 뿐입니다. 도중에 멈출 것 같으면 이 기나긴 마라톤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앞으로의 행보로 증명하고 싶습니다.
감사한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대학 시절 내게 아동문학을 권유하셨고 지금도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권혁준 교수님, 글을 단단하게 쓰는 법과 작가의 역량이란 무엇인지 확실하게 가르쳐주셨던 김남중 선생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문학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이야기두톨 동료와 한톨 후배들.
그리고 삶으로 직접 모범을 보이시며 진정한 내 소명이 무엇인지 일깨워주신 안희묵 목사님, 쉬지 않고 기도하며 미숙한 남편을 사랑과 배려로 보듬어준 아내와 여기까지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 드립니다.
다시 한 번 뽑아주신 고정욱 선생님, 김서정 선생님께 감사 드리며 더욱 정진하여 독자들과 책으로 소통할 것을 약속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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