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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맛있게 올려주는 엄마 같은 세터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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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맛있게 올려주는 엄마 같은 세터 되고파"

입력
2014.1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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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소속팀서 방출돼 이적 후에 "한번 해보고 그만두자" 이 악물어

세터출신 신영철 감독 지도도 도움... 동갑내기 넥센 서건창이 롤모델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세터 권준형이 이적한 지 8개월 만에 코트의 사령관으로 도약했다. 23일 경기 의왕시 팀훈련장에서 배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의왕=이현주기자 memory@hk.co.kr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세터 권준형이 이적한 지 8개월 만에 코트의 사령관으로 도약했다. 23일 경기 의왕시 팀훈련장에서 배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의왕=이현주기자 memory@hk.co.kr

“참 많이 변했다.”

올 시즌 권준형(25ㆍ한국전력)이 가장 많이 듣는 얘기다. 올 시즌 권준형은 한전의 주전 세터 자리를 당당히 꿰찼다. 이제 4년 차 세터인 권준형은 2011년 LIG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했다. 그 동안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한전 식구가 된 뒤 ‘몰라보게 달라졌다’라는 말이 그를 따라다닌다.

사실 권준형은 친정 팀 LIG에서 아픔을 겪고 난 뒤에 더 단단해졌다. 지난 시즌 세터 이효동(25ㆍLIG)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뛸 기회가 왔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탓이다. 결국 올 4월 주상용(32)과 함께 한전으로 맞트레이드 됐다. 사실상 방출이었던 셈이다. 권준형 역시 “LIG에는 필요 없기 때문에 한전에 왔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 한전으로 왔을 때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 팀에서 열심히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그만 두자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 위로가 됐던 것은 명세터 출신의 신영철(50) 한전 감독의 가르침을 받게 된 것이었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 감독 시절 한선수(29)를 국가대표 세터로 길러낸 경험이 있다. 권준형은 “세터 출신 감독에게 배워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했다”면서 “감독님이 가지고 계신 모든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전 세터로 뛰게 됐다고 해서 권준형의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전광인(23)-서재덕(25)-미타르 쥬리치(25ㆍ그리스) 공격수 삼각 편대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공을 분배하는 권준형의 역할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 역시 “권준형이 키 플레이어”라며 “광인이는 몰라도 준형이는 절대 다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권준형으로서는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는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들 한다”며“워낙 훌륭한 공격수들이 많은 팀이라 경기에 패하면 꼭 내 잘못인 것만 같다”고 했다. 이어 “우리 팀은 공만 잘 올려주면 때릴 공격수는 많다”면서“앞으로도 내 역할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준형은 자신만의 ‘세터론’도 내놨다. “공을 요리해서 공격수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감독님 말씀처럼 ‘엄마’같은 세터가 되고 싶다”며 “삼성화재의 유광우(29) 선수를 보면 공격수 입맛에 맞게 공을 정말 잘 올려준다”고 배우고 싶은 세터로 꼽기도 했다.

권준형은 또 동갑내기로 올 시즌 프로야구 MVP에 오른 넥센의 서건창(25)을 보며 스스로를 담금질 하고 있다. 권준형은“서건창이 야구선수로 성공했기 때문에 LG 방출과 같은 어려웠 시절도 함께 주목 받는 것”이라며“나도, 우리 팀도 이번 시즌이 끝나면 다 같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의왕=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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