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4기' 내년 경선 출마에 무게… TK 유승민과 양강 대결 예고
23일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물러난 이주영(경남 창원 마산합포) 새누리당 의원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은 당으로 복귀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당내 권력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개각과 맞물려 총리나 법무부 장관 기용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3전 4기 원내대표 재도전 의지 강해
이날 이 의원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한 측근은 “당연히 원내대표에 도전할 생각으로 알고 있고 환경도 우호적인 것 아니냐”며 원내대표 경선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4선인 이 의원은 19대 국회 들어 원내대표 경선에 두 번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특히 지난해 경선에서는 친박계의 압도적 지지가 예상됐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8표 차로 석패해 아쉬움을 곱씹었다. 절치부심 끝에 올해 3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해양수산부 장관에 깜짝 발탁되면서 잠시 꿈을 미뤘다. 당시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교통정리 차원의 인사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경우 이미 레이스를 시작한 3선의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과의 양강 대결이 예상된다. 두 의원의 주요 지지층이 겹친다는 점에서 예측하기 힘든 승부가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계파 색깔이 옅은 한 재선의원은 “두 사람이 경선에서 붙을 경우 누구를 찍어야 할 지 정말 고민이 되는 의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레이스를 먼저 시작한 유 의원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의원을 향해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직자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어느 자리에 가서든지 나라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추켜 세워 주면서 후발주자인 이 의원이 분위기를 만회하는 양상이 됐다. 박 대통령은 2012년 19대 첫 원내대표 경선 때도 경선 전날 진영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용산을 방문해 결과적으로 '이한구 원내대표-진영 정책위의장' 조합을 간접 지원했다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박심朴心'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여기에 내년 원내대표 경선이 열릴 5월이 세월호 참사 1주기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의원에게 나쁜 모양새는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의원이 PK(부산ㆍ경남) 출신이라는 점은 걸림돌이다. 김무성 당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PK가 독식하게 되면 가뜩이나 소외론이 일고 있는 텃밭 TK(대구ㆍ경북) 지역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총리 또는 법무부장관으로 기용 가능성도
이 의원 행보의 변수는 개각이다. 안대희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낙마로 ‘인사 트라우마’가 상당한 청와대로선 개각의 핵심인 총리 인사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인사청문회 통과가 비교적 수월한 정치인 총리 기용설이 꾸준히 흘러나오는데, 이 의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입장에서 원내대표 경선이 ‘이주영 대 유승민’ 구도로 치러질 경우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에 부담이 만만치 않아 또 다시 ‘교통 정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내대표 3차 도전 때와 비슷한 맥락에서 내각에 재발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총리가 아니더라도 이 의원이 평소 희망해온 것으로 알려진 법무부 장관에 기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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