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입맞춤을 거절하는 나를 상상했다. 독재자를 매몰차게 밀어내는 나 자신. 그러나 온종일 그 누구도 오지 않았으므로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
저녁이 되면 벽을 보고 이야기했고 그것이 소설이 되었다. 그것은 독백이기도, 방백이기도, 일종의 대화이기도 했다. 독재자는 내가 만들어내는 것이었음을, 그래서 아이들이 태어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초라한 결과물, 그것은 구원일까 그저 피의 결과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시간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기분이다. 그 기간 내내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준 선생님, 친구,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나는 주변에 좋은 사람은 아니었고 앞으로도 그러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소설로서 그들에게 또다시 ‘제로’가 되고 싶다.
땅에 발을 딛지 못한 채 허공을 떠돌던 내게 소설이라는 추를 달아주신 심사위원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나의 ‘어떤’을 선택해주신 그분들께 누가 되지 않는 작가가 되길 소망해본다.
한때의 자랑이 어떤 날에는 더 없는 수치로 돌아오는 장면을 많이 봐왔다. 지금 이 순간이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쓸 것이다.
무기가 없는 자들에게 유독 모질었던, 그래서 한없이 초라했던 2014년이었다.
내게 잠시 깃든 볕을 세상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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