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이버 보안 관련 전문기관인 미국 테크놀릭틱스 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의 사이버전에 대한 의지는 러시아에 이어 중국, 미국과 같은 2위에 랭크됐다. 또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능력은 세계 6위, 사이버 정보 평가능력은 7위에 올라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으로 분류된다. 사이버 요원만 6,000명 정도로 추산되기 때문에 600명에 불과한 우리 군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북한은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공격, 악성코드 개발, 역추적 방지와 공격우회, 해킹통신 암호화, 흔적 삭제 등 첨단화된 사이버전 기술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여러 차례 도상연습도 거쳤다. 2009년 7월 청와대와 백악관 등 한국과 미국의 정부기관사이트 35개에 디도스 공격을 감행해 컴퓨터가 일시에 다운됐다. 2011년 4월에는 농협전산망을 먹통으로 만들었고, 지난해 3월에는 국내 주요 방송사와 기업, 금융기관의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심어 개인용 컴퓨터 3만2,000여대를 마비시켰다. 북한이 남한의 주요 전산망을 공격하는 횟수는 매년 1만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체계적인 사이버 인력 양성 시스템도 갖췄다. 우리의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인민학교 영재들을 발탁해 매년 500시간씩 컴퓨터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지휘자동화대학(전 미림대학)이나 김책공과대학, 김일성군사종합대학 등에서 전문교육을 받게 한다. 이후 인민군 정찰총국에 배치해 사이버전사로 활동한다. 이 과정에서 사이버전 교육을 거치는 인원은 3만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은 정찰총국 산하 ‘전자정찰국(121국)’이다. 1,000명 가량의 해커들이 배치돼 남한 주요기관에 해킹과 바이러스·악성코드를 퍼뜨리는 임무를 맡는다. 북한은 또 100명으로 구성된 사이버심리전부대 ‘적공국 204호’도 운영하고 있다. 국방과학원과 지휘자동화대학, 제2경제위원회 등 관련기관들은 협업을 통해 정보전 수행에 필요한 각종 무기체계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전략사이버사령부도 창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버전의 거점은 해외로도 확장되고 있다. 한국, 미국 등 공격대상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북한이 해킹의 본거지라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측면도 있다. 정찰총국 산하에 110호 연구소를 만들어 단둥, 심양, 베이징 등 중국 곳곳에 사이버테러 거점을 구축해 대남정보 수집, 바이러스 프로그램 개발, 사이버심리전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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