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극장가 대전에 합류하는 두 미남 배우
한복 디자이너 고수의 ‘상의원’을 볼까, 금고털이 기술자 김우빈의 ‘기술자들’을 볼까. 한국영화 ‘국제시장’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할리우드영화 ‘호빗: 다섯 군대 전투’로 압축할 수 있는 연말 극장가 대전에 24일 한국영화 두 편이 합류한다. 잘생긴 외모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두 미남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이미 뜬 스타 고수와 한창 떠오르는 별 김우빈의 대결. ‘상의원’은 왕실의 옷을 만드는 상의원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이 빼어난 솜씨로 기생들의 옷을 만들던 이공진(고수)을 궁궐로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는 시대극이고 ‘기술자들’은 인천 세관에 숨겨진 검은 돈 1,500억원을 훔치려는 범죄 기술자들의 작전을 그리는 범죄 액션극이다. 영화 개봉을 앞둔 두 배우를 만났다.
● ‘상의원’ 고수
연기를 시작한 지 15년, 고수(36)는 여전히 신인처럼 풋풋하다. 영화 속 이공진처럼 엉뚱해서 인터뷰 도중 가끔 동문서답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생각에 몰두하다 삼천포로 빠지기도 한다. 예측 불가의 고수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이공진은 닮았다.
_첫 시대극인데 정통 시대극이 아니다.
“정통 시대극이 아니어서 선택했다. 보통 정통 시대극은 궁궐 안의 이야기, 권력 암투 등 무거운 이야기들이 많지 않나. 그게 아니어서 끌렸다. 내가 평범해서 그런지 평범한 인물에 끌린다. (등장 인물들이) 더 세게 화 내려고 경쟁 붙는 게 아니어서 좋았다.”
_공진의 자유롭고 엉뚱한 모습이 자신의 실제 모습과 비슷한가.
“닮은 점이 있다. 여행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그래도 법규는 잘 지켜야 하지 않나. 어기면 과태료 물어야 하니까. 공진은 내게 없는 모습이 아니라 있는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많이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
_이공진이 기존에 연기했던 캐릭터들과 어떻게 다른가.
“예전에 연기한 인물들이 권력이나 자기 자리, 신분 같은 것에 굉장히 집착하는 사람이었다면 이공진은 그런 거에서 자유로운 인물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음모를 꾸며도 화를 내거나 분노하지 않고 다른 반응을 보인다.”
_바느질을 배워 보니 어떻던가.
“이 영화를 준비하며 처음 배웠다. 바느질을 하다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옛날사람들도 바느질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겠지. 그런 걸 배우고 느낀 것 같다.”
_배우로서 불안감을 느끼는 때가 있나.
“배우란 게 욕심 부린다고 잘 되는 직업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잘 된다면 왜 욕심을 안 부렸겠나. 사람마다 시기에 따라 생각하고 느끼는 게 다르지 않나. 배우는 굉장히 예민하다. 개인의 심리 변화나 경험에 따라 시나리오를 볼 때 다가가는 느낌이 다르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면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상상력이라든지 그 어떤 원료가 남아있지 않을 때 슬프고 괴롭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거나 책을 읽거나 여행을 해서 경험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게 힘들다.”
● ‘기술자들’ 김우빈
요즘 광고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배우 중 한 명이라는 김우빈(25). 모델 출신인 그는 반항적인 눈매와 매력적인 외모로 단숨에 주연 자리를 꿰찼다. ‘기술자들’은 김우빈을 빛내는 영화이자 김우빈이 빛내는 영화라 해도 좋을 만큼 그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말끝마다 ‘감사하다’고 말하는 반듯하고 예의 바른 청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자’에 한 발짝 다가선 그는 반항아라기보다 모범생 같은 인상의 배우였다.
_연말 대작에 주연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
“관객이 많이 드는 연말에 영화가 개봉하는 것도 감사하고 좋은 선배 배우들과 함께 작업해서 행복하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도 선배들(김영철 고창석 등) 때문이었다. 배운다는 자세로 연기했다.”
_영화 주연은 처음인데 부담감은 없었나.
“책임감도 있고 부담감도 있었다. 그걸 떨쳐내도록 선배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장면 하나에 너무 몰입하지 않고 작품 전체를 보려 노력했다.”
_드라마 ‘신사의 품격’이나 ‘학교 2013’, ‘상속자들’ 때문에 불량 학생 이미지가 강한데 이미지 변신에 대한 생각은.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안 했는데 주위에서 ‘이미지가 너무 굳어지는 게 아니냐’고 많이 말해줬다. 시작하는 입장인데 이미지를 굳히기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선택하는 입장이 아니라 선택 받는 입장이다 보니. 내 얼굴 자체가 강한 느낌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다. 내가 깨야 할 숙제다. 앞으론 점점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다.”
_특별한 기술을 하나 가질 수 있다면 어떤 걸 갖고 싶나.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기술. 정이 많고 사람을 무척 좋아해서 마음을 쉽게 뺏기는 편이다. 차가워 보일지 모르지만 차가운 사람이 아니다.”
_‘상속자들’로 한류 스타가 됐다.”
“두렵고 부담이 컸다.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 모르겠다. 잠깐이니까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나를 다잡기 위해 하루에 한 번씩 감사의 일기를 쓴다. 하루에 한두 줄 사소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종이에도 휴대전화에도 쓴다. 1년 정도 됐는데 참 좋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연다혜 인턴기자(경희대 언론정보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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