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무장 흑인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에게 또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 카운티의 존 치스홈 검사는 올해 4월 밀워키 레드 애로우 공원에서 흑인 돈트레 해밀턴(31)에게 권총 14발을 쏘아 살해한 백인 전 경관 크리스토퍼 매니에 대해 공무 집행에 따른 정당방위였다며 불기소하기로 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매니 전 경관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 규정을 지키지 않은 탓에 10월15일 밀워키 경찰서에서 해고된 상태로 현재 일반인 신분이다.
비무장 흑인을 사살한 백인 경관이 불기소 처리된 것은 미주리 주 퍼거슨, 뉴욕,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 이어 올해에만 벌써 4번째다.
경찰 조사 결과, 매니 전 경관은 4월30일 밀워키 시내 중심가 레드 애로우 공원에서 잠을 자는 흑인이 있다는 공사장 인부들의 불만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그보다 앞서 출동한 경찰 2명은 해밀턴이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자리를 떴다.
이를 모른 채 현장에 나타난 매니 전 경관은 해밀턴의 몸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었고 해밀턴은 매니 전 경관이 지휘봉을 빼앗아 목을 때렸다. 그러자 매니 전 경관은 곧바로 권총을 뽑아 14발의 총알을 퍼부었고, 해밀턴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8개월간 매니 전 경관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자료 검토에 들어간 치스홈 검사는 “모든 증거와 분석 내용을 검토할 때 매니 전 경관의 행동은 정당한 자기방어였고, 그렇기 때문에 범죄로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매니 전 경관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밀워키 지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는 격화할 조짐이다. 검찰 발표를 앞두고 지난 19일 밀워키 지역에서는 과격 시위를 벌인 7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AP 통신은 위스콘신 주 방위군이 대원 소집에 나서 밀워키 경찰의 치안 유지 요청을 받으면 곧바로 출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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