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고용상황 크게 악화… 부진 업종 구조조정 갈등 예상
‘전국 최초’ 관리감독자 안전 면담… 광역 취업알선 ‘노력’
올해 들어 대형 재해 가능성이 큰 울산지역 공단에 아찔한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통상임금 확대 적용 문제로 현대자동차 등 대형 사업장의 노사갈등이 깊어지는가 하면, 지역경기 침체에 따른 각종 민원 증가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울산지청은 기업의 직ㆍ간접 손실이 엄청난 작업중지 명령을 잇따라 내리는 등 강단 있는 조치로 문제 기업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울산지역 산재예방, 근로개선, 기업지원 등 고용노동행정을 지휘하고 있는 유한봉(57ㆍ사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장을 만나 현안을 살피고 미래를 조망해봤다.
-올 한해 울산지역 노사관계를 돌아본다면
“당초 올해엔 임ㆍ단협 과정에서 통상임금이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심각한 노사갈등을 예상했지만 다행히 안정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1월 말 기준으로 노사분규는 8건으로 지난해 4건에 비해 증가했으나 장기파업으로 이어지지 않아 생산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쟁점인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여부를 놓고 기업 측의 경영난이 맞물리면서 교섭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100인 이상 사업장 267곳 중 136곳이 타결(54.7%)됐습니다.”
-울산의 산업이 위기라는 지적이 있는데
“금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울산의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2/4분기에 비해 3/4분기의 고용인원이 약 6,000명 감소하고, 고용율과 경제활동참가율, 20대 취업률, 특성화고 취업률은 타 광역시도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실업급여 수급자와 지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2% 증가했는데 이는 지역 주력업종인 조선과 석유화학업종의 경기침체 영향 때문입니다. 특이한 점은 조선과 석유화학 등 부진업종의 고용감소보다는 건설플랜트(-43%), 음식판매 등 도소매업(-37%), 금융ㆍ보험업(-30%) 등이 감소로 나타나고 있는 점입니다. 경기침체로 인한 투자와 가계지출이 감소한 영향이며, 부진업종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고용상황도 우려됩니다.”
-올해 작업중지 명령이 지난해보다 배나 늘어났다
“올해 재해가 발생했거나 위험상황이 확인된 75개사에 134건의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지난해 동기 59개사 63건에 비해 213%나 증가(71건)했습니다. 작업중지 명령은 산재 발생의 위험 등이 있을 경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작업을 중지하는 것으로, 올해 울산지역엔 붕괴, 폭발, 화학물질 유출 및 화재 등의 대형 산업재해가 연이어 발생한 것과 세월호 침몰에 따른 사회적 안전의식이 확산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입니다. 산업재해(사망사고 등)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철저히 행ㆍ사법조치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일부 사업주는 여전히 산재예방을 위한 활동이 미약합니다. 특히 작업 중지명령은 행ㆍ사법조치와 병행하고 있는데 사업장의 실질적인 경제적 제재를 통해 사업주와 근로자들의 안전의식 등을 종합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조치입니다.”
-전국 최초로 ‘관리감독자 안전 면담점검’을 도입했는데
“산업재해는 경영자의 안전의식과 사업장의 선진적 안전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더불어 공감대가 형성된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바탕이 돼 촘촘하고 완벽하게 실천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011년 구미지역 불산 누출사고와 올해 세월호 침몰사고로 사회 전반에 안전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경영자도 안전을 강화하는 추세나 산업현장 일선 근로자의 실천적 안전활동 정착이 관건입니다. 이런 근로자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생산현장 관리감독자의 의식과 역할이 중요한 만큼 근로감독관이 관리감독자를 상대로 직접 안전에 대한 의식과 활동사항을 면담해 세밀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내년 지역 노사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고려할 때 안정적인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지역 노동성향을 보면 노동시장의 양극화 개선 등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법ㆍ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다른 지역보다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론 지역 주력업종인 조선과 석유화학업종의 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 구조조정 등의 갈등도 예상됩니다.”
-일자리 창출 노력과 성과는
“우리 지청은 적극적인 일자리 발굴 및 알선 등을 통해 11월 기준 전년 대비 6% 증가한 2만277명을 취업시켰습니다. 또 지역 강소기업을 대상으로 일ㆍ학습 병행제와 경력단절 여성을 위주로 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뒀습니다. 일ㆍ학습병행제의 경우 현재까지 53개사 349명이 승인돼 15개사 117명의 학습근로자가 훈련 중입니다. 또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경우 75개사 117명의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한편 상시 구인난에 시달리는 북구 매곡, 경주 외동 등 중소기업 밀집 공단을 대상으로 울산시, 울산 북구청, 경주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외동지역 산단별 대표 등이 참가하는 광역 취업알선을 위해 협의체를 추진 중입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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