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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스쳐도 안면 통증? 치통 아닌 ‘삼차신경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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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스쳐도 안면 통증? 치통 아닌 ‘삼차신경통’

입력
2014.12.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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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전부터 왼쪽 어금니 통증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 김진백(가명,60)씨는 치료를 위해 치과를 찾았지만 충치 이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상태는 갈수록 악화돼 안면을 움직이거나 바람만 스쳐도 왼쪽 안면부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했다. 대화는 물론 물 한 모금조차 마실 수 없어 병원을 찾은 그는 ‘삼차신경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삼차신경통은 얼굴 감각 뇌신경인 삼차신경에 이상이 생겨 얼굴부위의 감각적 전기신호가 왜곡돼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삼차신경통은 삼치 신경 주위의 뇌혈관이 삼차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데 일반인들은 치통으로 오인해 치과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최혁재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삼차신경통은 대부분 양치질이 힘들 정도로 아픈 것이 특징”이라며 “치통으로 오인해 치과에서 발치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여성 환자의 경우 분만통보다 통증이 더 심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순간적으로 치아에 에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뺨에 심한 통증이 발생할 경우 삼차신경통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삼차신경통이 무서운 것은 발작성으로 통증이 일정기간 지속되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차 발생하면 통증강도가 심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최 교수는 “보통 세수를 할 때나 식사 중 통증이 발생하는데 얼굴 한쪽에 칼로 도려내는 듯한 느낌과 전기가 감전된 듯한 짧은 통증이 순식간에 나타난다”며 “심한 경우에는 얼굴에 바람만 스쳐도 감전되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는 위험한 병”이라고 했다.

삼차신경통은 뇌혈관이 두꺼워져 삼차신경을 압박하는 중년기에 발생한다. 중년기에는 뇌의 크기가 줄어 신경과 혈관 사이의 해부학적 구조가 변하는 것도 삼차신경통이 발생하는 주 원인이다.

/미세혈관감압술 모식도. 한림대의료원 제공
/미세혈관감압술 모식도. 한림대의료원 제공

삼차신경통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최 교수는 “95% 이상 치료효과가 있는 미세혈관감압술을 추천 한다”며 “전신마취를 하고 귀 뒤 머리만 조금 제거하고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미용에 문제가 없고 수술 후 1주일 내 퇴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전신마취나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고주파 삼차신경 절제술 등 최소 침습시술도 있지만 안면감각 이상 등 부작용이 25%정도 발생해 수술치료가 힘든 노인환자들에게 적합한 시술”이라고 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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