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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신입생 OT 축소… 발 묶으면 안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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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신입생 OT 축소… 발 묶으면 안전하나

입력
2014.12.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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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사고 우려 당일이나 1박2일

캠퍼스 내 프로그램으로 진행 추진

"대책 마련 않고 행사 줄이기 급급"

학생들 불만… 축소 백지화 요구도

지난 2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현장. 당시 부산외대 신입생들의 오리엔테이션 도중 건물 지붕이 무너져 11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2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현장. 당시 부산외대 신입생들의 오리엔테이션 도중 건물 지붕이 무너져 11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학들이 내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ㆍOT)을 교내에서 당일로 진행하는 등 대폭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잇따라 발생한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차원이지만 학생들은 대학이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행사 축소에만 급급하다며 불만이 가득하다.

22일 중앙대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내년 2월 예정된 2015학년도 신입생 OT를 교내(서울ㆍ안성캠퍼스)에서 당일이나 1박2일로 치르겠다고 9일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올해까지 경기나 강원지역 리조트 등을 빌려 2박3일간 진행해왔던 것에서 크게 줄어든 규모다. 학사제도 안내 같은 대학생활 소개와 특강 등 OT의 주요 프로그램만 압축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대학본부는 올해 2월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4월 세월호 참사 등으로 불거진 안전불감증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과도한 음주로 인한 사고, 겨울철 장거리 이동으로 예상되는 교통사고 위험, 열악하고 불편한 숙소 문제 등도 OT를 축소해야 할 근거로 들었다.

다른 대학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대는 OT를 내년 1월 중순 단과대별로 세 차례로 나눠 관악캠퍼스에서 당일로 진행할 계획이다. 그간 서울대는 OT를 ‘새내기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강원도에서 2박3일간 열어왔다. 서울대 학생처 관계자는 “올 겨울 폭설 소식도 잦아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다”며 “교내에서 하더라도 신입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내년 2월 중순 예정된 OT와 관련해 기간은 각 단과대의 뜻을 존중하되 장소는 가급적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실시하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연세대 학생복지처 관계자는 “외부 행사에서 사고가 나면 책임소재조차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과 논의 중”이라며 “방학이어서 기숙사를 활용하면 숙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입생을 둔 학부모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학부모 신남숙(44ㆍ여)씨는 “하도 사고소식이 많아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는 딸이 OT에 갔다가 위험한 일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했다”면서 “멀리 가서 술만 마시는 것보다 교내에서 의미 있는 행사를 하는 것이 학생들의 기억에 더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학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OT 축소만이 해법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앙대 단과대 학생회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는 “학생들과 소통 창구를 마련해 안전도 담보하고 신입생에게 도움도 되는 OT를 준비해야 한다”며 OT 축소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대학에 입학 예정인 양민주(18)양은 “OT는 새내기 대학생의 로망인데, 기간이 짧아지면 새로 만나는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가 줄어들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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