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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크루즈에 투자자 쇄도…

입력
2014.12.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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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 처음엔 "투자" 약속했다 납인 주저하더니 이젠 '너도 나도'

"불투명한 전망에 꽁무니 빼다가 '대박' 터지자 태도 돌변" 눈총

社, "증자참여 기업 5, 6개월 전 입금… 매출 보고 참여 아냐" 반박

경북 포항운하 유람선을 운영하는 ㈜포항크루즈에 최근 지역 향토기업들이 앞다퉈 투자 의향을 밝히고 나섰다. 포항크루즈가 출범 당시 우려했던 것과 달리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힘들 때 꽁무니를 빼던 기업들이 형편이 풀려 한 발 담그려 하자 이들 기업에 대한 지역민들의 시선도 차갑기만 하다.

포항크루즈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법인을 설립키로 했으나 20억 원의 자본금을 모으지 못해 넉 달 뒤인 지난해 10월, 그것도 계획 자본금의 절반으로 겨우 문을 열었다. 당초 5억원을 투자키로 했던 포스코가 내부 규정상 불가능하게 됐고, 나머지 4, 5개 기업도 이런 저런 이유로 자본금 납입을 미뤘기 때문이다. 불투명한 사업전망 탓에 법인 설립이 늦어지면서 투자 의사를 밝혔던 기업들이 법인설립용 지정계좌가 아닌 포항크루즈 운영사업 추진위원장인 최병곤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명의 계좌로 입금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한 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출자한 기업들도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기업 위상 등을 고려해 ‘포항시에 1억 원을 기부하는 셈 치겠다’는 생각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포항시장학기금 1억 원을 투자키로 했던 것도 부족한 자본금 확충이 급했기 때문이다.

“망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던 전망은 금세 기우로 밝혀졌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유람선과 소형보트 이용객은 15만3,171명으로, 매출액도 13억1,700여만 원에 달했다.

이에 고무된 선사 측은 내년 1월부터 54인승 유람선을 추가로 투입키로 했다. 7억7,000만원이 드는 유람선은 포항크루즈의 한 주주 회사에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운영중인 선박은 46인승 중고 유람선 한 척과 17인승 4척 등 모두 6척을 보유 중이다.

포항크루즈는 다시 증자에 나섰고, 이번에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설립 당시 투자약속을 번복했던 향토기업 4개사가 뒤늦게 합류했다. 법인 설립 때 1억 원을 투자했던 한 기업은 추가로 1억 원을 투자했다. 별도로 2개 기업이 증자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정인태 포항크루즈 대표는 “이번에 추가 출자한 지역 기업들은 대부분 5~6개월 전 입금했기 때문이 사업이 잘 되는 것을 보고 투자했다고 하기에는 무리”라며 “우려했던 것과 달리 포항크루즈가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고, 시장학회의 투자를 받지 않고 역으로 이익금 일부를 시장학회에 장학금으로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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