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장모께 자산을 농협금융으로 옮기시라고 권했더니 첫 반응이 수익률이 얼마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저금리 시대 금융회사에 대한 고객의 요구는 단연 수익성이라는 이야기죠. 농협금융의 새 성장동력이 자산운용이 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농협금융지주가 ‘자산운용 명가’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올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외형을 불린 농협금융이 2015년 경영 목표로 질적 성장을 선언했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조와 유통, 운용으로 연결되는 금융그룹 핵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산운용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인수로 제조 부문 경쟁력을 보완했고 은행, 증권, 보험(1,389개)과 지역농협까지 합치면 전 금융사 점포 1만 2,000여개의 절반인 6,000여개의 강력한 유통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며 “업계 평균보다 낮은 운용 성과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가 농협금융에 남겨진 가장 큰 숙제였다”고 덧붙였다.
농협금융의 자산운용 규모는 97조원 수준이지만 농협중앙회와 상호금융 등을 포함한 범농협의 자산운용 규모는 200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은 전문 운용인력 충원과 그룹 내 자산운용사인 NH-CA를 통한 해외 상품 수용 등 자산운용 강화를 위한 4대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은행과 생명, 손해보험, 자산운용의 투자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인 최고투자책임자(CIO)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CIO로 영입된 김희석 전 한화생명 투자전략본부장은 그룹 내 운용규모가 가장 큰 농협생명의 CIO를 겸직하게 된다.
은행과 보험 자산운용 프로세스에도 변화가 생긴다. 단일 부서에서 운용하던 은행 자금을 유동성 관리 자금과 투자목적 자금으로 나눠 별도의 부서에서 운용하기로 했다. 보험은 채권 중심(68%)에서 벗어나 해외, 대체투자 등 수익성 높은 자산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성과 높은 전문 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외부 위탁 운용의 비중도 현재 15%에서 2020년에는 30%까지 높일 예정이다.
농협금융(60%)과 프랑스 아문디(40%)의 합작사인 NH-CA자산운용은 농협의 핵심 자산운용 기관으로 키운다. 아문디의 운용 상품을 내년에 20개 이상 도입하고 아문디의 운용ㆍ리스크관리 시스템 등 IT인프라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문디 본사 인력 8명을 포함해 자산운용 인력이 34명 충원된다. 농협금융 전체로는 65명의 자산운용 전문인력이 늘어난다. 또 ‘올셋’(Allset)이라는 핵심 계열사를 아우르는 단일 투자상품 브랜드로 투자상품을 선보임으로써 농협금융 투자상품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임 회장은 이 같은 자산운용 부문 혁신을 바탕으로 2015년 당기순이익 목표를 올해 추정치 8,000억원보다 늘어난 9,050억원으로 잡았다. 모든 역량과 제도, 관행을 수익성 위주로 바꾸기 위해 금융과 유통 등 농협사업장 거래시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범농협카드’를 내년 3월 출시하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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