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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방의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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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방의 전개

입력
2014.12.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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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발 밑에는 좁은 사막이 쌓였어요

새벽은 불투명하게 돌아왔고

매일매일 더 늙은 모습으로

우리는 입이 말라 버린 나무

조금씩 빠르게 허물어지는 어둠처럼

우리는 잎이 진 사람

침묵을 정확하게 발음해 보세요

턱 끝까지 숨이 막힐 만큼

우리가 창문이 없는 방이었을 때

내일을 열어 볼 수는 없었어요

우리가 방에서 갈라져 나온 뒤에

우리는 식탁의 높이에 맞춰 앉았어요

모래를 모두 쓸어 낸 몸으로

표백된 셔츠를 입고

찻잔의 깊이와 끓는 물의 부피를 재며

우리는 눈대중으로도 알고 있었어요

어둠이 얕은 곳에서는

언제 눈을 떠야 하는지를

어디에 눈을 둬야 하는지 말이에요

시계는 벽을 등지고 있었는데

시계는 무엇이든 가리키려 하고

우리는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해요

사막의 발단을 출발하여

가느다란 아가미가 발생하기까지

우리는 진화하는 걸까요

밖은 왜 여전히 어두운 거예요

우리의 아침을 활기차게 열어 보세요

분주한 아침이 지나고 나면

엄마가 시키는 대로 문을 닫고

우리는 방으로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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