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원정서 26전27기 성공
김진만 5세트 결정적 2점... 팀 구해
프로배구 LIG손해보험 직원들은 천안만 가면 우울하다. 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한 이후 현대캐피탈의 홈 코트 천안에선 한 번도 이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LIG손해보험의 한 관계자는 “기사를 쓸 때 천안 연패는 작게 처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청탁’을 할 정도다.
LIG손해보험이 천안에서 일을 냈다. 무려 10년, 27경기 만에 천안에서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LIG손해보험은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15시즌 V리그 원정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3-2(34-32 21-25 24-26 25-17 16-14)로 꺾었다. LIG손해보험이 천안 현대캐피탈전에 승리한 것은 V리그 출범 이래 처음이다. 천안 26연패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LIG손해보험은 승점 17(6승10패)을 쌓아 6위에 자리했다. 반면 내심 3위까지 노렸던 현대캐피탈은 안방에서 LIG손해보험에 처음으로 쓴 맛을 봤다. 승점 27(8승9패)로 4위에 머물렀다.
두 팀은 4세트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LIG손해보험은 5세트 2-5로 끌려가며 천안 26연패 탈출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상대 속공 실패로 한 점을 따라잡고 이수황과 에드가(호주)의 연속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LIG손해보험의 고비는 다시 찾아왔다. 5세트 12-12에서 현대캐피탈 최민호에게 속공, 케빈(프랑스)에게 서브 에이스를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LIG손해보험을 구한 것은 벤치 멤버 김진만이었다. 김진만은 13-14에서 케빈의 후위공격을 막아내며 듀스를 만들었고, 이어진 공격에서는 최민호를 앞에 두고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15-14로 뒤집기에 성공한 LIG손해보험은 김요한이 후위공격을 내리꽂으며 지긋지긋했던 천안 악몽에서 탈출했다. LIG손해보험 선수들은 승리 후 서로 얼싸안고 코트에 나뒹굴며 천안 26연패에서 벗어난 기쁨을 만끽했다.
LIG손해보험은 에드가가 39점, 김요한이 27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김진만(10점)은 5세트 가장 중요한 순간에 2점을 뽑아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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