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초반 남자입니다. 연극 제목에 7080이 붙어 있던데요, 사실 왜 7080인지는 모르겠네요. 동갑내기 여자 친구하고 같이 봤는데요, 그 친구도 되게 재미있게 봤대요. 요즈음엔 보기 힘든 순수한 사랑이야기…. 연극 첫사랑을 통해 저 자신도 좀 돌아보게 되고 또 두고두고 곱씹어 보려고요. 여운이 많이 남아요.”
띠 동갑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연극 첫사랑(연출 김용을)이 호평을 받고 있다. 극단 글로브극장은 10일부터 31일까지 매주 월요일, 수요일, 일요일에 첫사랑을 서울 충정로 문화일보홀 무대에 올리고 있다. 글로브극장은 첫사랑을 첫눈과 함께 찾아온 추억여행이자 맑고 깨끗한 러브스토리라고 설명했다.
첫사랑 줄거리는 이렇다.
무명연극배우 김연재가 대학로 어느 소극장에서 여학생을 만난다. 재미교포 2세인 이가영은 김연재와 띠동갑으로 한국에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 사랑을 느끼지만 연재는 나이 차이와 초라한 행색 때문에 고민한다. 가영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포기하고 체념할 즈음, 당돌한 가영은 연재의 순박함에서 알 수 없는 매력을 느낀다.
연재와 가영의 첫사랑은 엎치락뒤차락 반전을 거듭한다. 김용을 감독은 “사랑놀이와 가슴 아린 이별을 서정적으로 연출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뉴질랜드 마오리족 민요 포 카레카레 아나(Po Karekare Ana) 선율만으로도 7080세대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고 귀띔했다. 포 카레카레 아나는 포크송 연가(戀歌)의 원곡이다.
2014년 대한민국창조문화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받은 안재완(34)과 이민선(31)은 각각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김용을 감독은 “그저 웃음만 있고 깊이가 덜한 요즈음의 인스턴트식 사랑만들기가 아니라 밤새 연애편지를 써가며 설렘으로 긴 밤을 지새웠던 7080의 연애사(史)를 기록하고 싶었다. 지금의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폭과 깊이를, 그리고 7080세대에게는 가슴 절절했던 첫사랑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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