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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發 전세대란 시작되나

입력
2014.12.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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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 2주새 최고 2000만원↑

강남 3구 내년 1만1000가구 이주

다세대ㆍ경기권으로 전세난 확산 조짐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의 전용면적 105㎡ 아파트(8층)는 19일 전세금 2억5,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지난달 3일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2억원(1층)과 2억3,000만원(2층)에 거래된 걸 감안하면 상당히 큰 폭의 오름세다. 둔촌동의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인근의 고덕동에서 이사를 오려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전세 시세가 1~2주 사이에 최고 2,000만원 정도가 뛴 것 같다”며 “일단 대기표를 나눠주고 있지만 물량 자체가 거의 없어 큰 기대는 말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과 강남구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주민 이주가 임박해지면서 인근 지역의 전세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주 물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주변의 다세대·다가구주택과 서울 외곽,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재건축발(發) 전세대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4단지(410가구)의 경우 관리처분인가가 8일 확정되면서 이달 말 이주를 시작해 내년 3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8,000여 가구가 넘는 고덕지구 가운데 재건축 이주가 시작된 첫 사례이다. 앞선 10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고덕 주공2단지(2,600가구)는 내년 3월에 이주를 시작하고, 주공 7단지와 5단지도 내년 하반기쯤 이주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당장 연말부터 내년 1분기에 걸쳐 3,000가구가 새 집을 찾아 떠나야 한다. 이 같은 소식은 강동구의 상일·명일·둔촌·천호동 등 주변 아파트 전셋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고덕주공4단지 이주 계획 확정 소식이 전해진 12월 둘째주(5~11일) 강동구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에서 가장 높은 0.32%를 기록했고, 셋째주(12~18일) 역시 0.19%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문제는 강동구뿐 아니라 내년부터 강남 일대 재건축 이주도 꼬리를 물고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강남·송파·서초구에서 내년까지 재건축·재개발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은 약 1만1,000가구다. 강남 일대의 경우 겨울철 학군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지난주(12~18일) 전셋값이 서초구 0.33%, 강남구는 0.29%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강남과 강동 일대 전세금이 크게 움직인 뒤 ‘전세난민’이 다세대 주택이나 경기권으로 점차 이동하면서 전세난이 도미노식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서울시가 재건축 이주 시기를 1년 내에서 조정한다는 방안을 내놓은 상태지만 이주 예정 단지가 워낙 많고 규모가 커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일 닥터아파트 분양권거래소장은 “강동구의 경우 내년도 신규 입주 아파트 물량이 230가구에 불과해 전세가뭄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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