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도입 인사 다면평가제 공정성 논란
“직원 수가 많은 부서장이 ‘몰아주기’를 통해 승진한 것이나 다름 없으니 도입 취지가 무색해 진 것 아닙니까.”
강원도의 한 공무원은 다면평가 방식 인사를 통해 승진자가 정해지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식인지는 모르겠으나 다면평가 도입과 동시에 인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나란히 승진자가 나오자, 여기 저기서 말이 많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공무원 A씨는 “현재 방식대로라면 다면평가는 인기투표에 지나지 않는다”며 “두 가지 문항으로 어떻게 공정한 평가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강원도가 최문순 2기 도정 들어 야심 차게 도입한 인사 다면평가제가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이를 활용한 첫 인사에서 승진자가 발표되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결과적으로 특정 인물을 배려한 제도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부작용이 적이 않은 탓이다.
강원도는 지난 8월 최문순 지사가 ‘직원들과 소통의 장’에서 간부 승진 투표제 도입을 약속하자 다면평가제를 다시 도입했다. 다면평가는 직원들이 부서장이나 인사 대상자의 리더십과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지만, 인기투표 논란 등 각종 부작용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2010년부터 인사에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를 다시 도입한 도는 지난 17일 행정직 국장급 5명과 과장급 3명 등 모두8명의 승진 대상자를 결정했다. 이 가운데는 불과 몇 년 만에 사무관에서 국장급으로 초고속 승진하거나, 자신의 부서에서 도입한 제도를 통해 첫 번째 수혜를 받게 된 경우도 나왔다.
무엇보다 부서원이 많은 쪽이 높은 점수를 받는 문제점이 그대로 나타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기투표 논란과 감정적인 평가, 부서이기주의 식 평가 등 각종 부작용으로 폐지된 다면평가제도를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도입해 성실하게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는 반발도 나온다. 결국 그 동안 승진인사에서 소외됐던 현장에서 뛰는 공무원들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도입 취지가 무색해 진 셈이다.
이에 대해 최문순 지사는 “다면평가에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평가항목을 다양화 하는 등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