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내년 5월 모스크바에 초청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과 김 제1위원장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방문이 성사되면 김 제1위원장이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첫 외국 방문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 관영 타스통신에 “김 제1위원장을 내년 5월 9일 열리는 ‘대 독일 승전 70주년 기념 행사’에 초청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행사를 개최한다.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성사되면 그가 제1위원장에 오른 뒤 첫 외국 방문이 된다. 북한은 지난달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김정은 특사’로 러시아에 파견해 김 제1위원장의 방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면 러시아 측은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이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북한을 거쳐 한국까지 이어지는 가스관 설치 사업에 대한 협력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유엔에서 통과된 대북 인권 결의안 문제와 핵무기 개발에 대한 국제적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 러시아의 지지가 긴요한 상황이다. 유엔총회는 18일 본회의를 열어 북한의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북한이 북핵 문제를 다룰 6자 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아사히신문은 앞서 17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의 이번 초청은 다수 국가의 정상이 참석하는 승전 기념행사에 김 제1위원장을 포함시켜 한국 등 주변국의 비판을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결정이라며 만약 김 제1위원장이 단독 방문을 고집할 경우 러시아의 초청을 거부, 내년 5월 방문은 불투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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