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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삼총사 “FC서울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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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삼총사 “FC서울 기다려라”

입력
2014.12.1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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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랜드 삼총사 양기훈, 전현재, 오창현(왼쪽부터)이 19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이랜드 신촌사옥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1부 리그 승격을 목표로 FC서울과 맞붙는 '서울 더비'를 꿈꾸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서울 이랜드 삼총사 양기훈, 전현재, 오창현(왼쪽부터)이 19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이랜드 신촌사옥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1부 리그 승격을 목표로 FC서울과 맞붙는 '서울 더비'를 꿈꾸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신생 축구단 서울 이랜드가 내년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이끌었던 마틴 레니(39ㆍ영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랜드는 선수단 구성을 마치고 2016년 1부 리그 승격을 목표로 내달 말부터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 팀과 함께 프로 데뷔를 앞둔 루키 삼총사 오창현(25), 양기훈(22), 전현재(22)는 19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 이랜드 신촌사옥에서 진행된 본보와 인터뷰에서 “창단 멤버로 뛸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다”며 “1년 안에 1부 리그 승격을 이뤄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과의 ‘서울 더비’를 펼칠 그 날을 꿈꾸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팀 이기지 못하면 우리가 죽는다

오창현, 양기훈, 전현재는 남다른 사연만큼 절실함으로 똘똘 뭉쳤다. 측면 수비수 오창현은 2012년 일본 J리그 아비스파 후쿠오카로 진출했지만 스코틀랜드 출신 감독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심지어 전반 3분 만에 교체돼 나오는 수모까지 겪었다. 일본에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던 그는 K리그 무대를 노크했고, 이랜드의 부름을 받았다. 오창현은 “경기장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며 “많은 팀들이 우리보다 순위표 아래에 있을 수 있도록 하겠다. 다른 팀을 이기지 못하면 우리가 죽는다”고 각오를 밝혔다.

성균관대 출신 중앙 수비수 양기훈은 레니 감독과 인연이 깊다. 그는 9월26일 수원대와의 대학 U리그 경기 중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시즌 첫 골이자 마지막 골을 넣었는데 마침 이 경기를 레니 감독이 직접 지켜봤다. 한 눈에 레니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양기훈은 “대학 졸업자 500명 가운데 선택을 받아 기쁘다”며 “팀이 기대하는 목표를 하루 빨리 이룰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윙백 전현재는 어려운 가정 형편을 딛고 일어선 집념의 사나이다. 3세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살며 힘겹게 하루를 버텨갔지만 축구는 포기하지 않았다. 축구화가 떨어질 때마다 아버지는 직장에서 가불을 받아 늘 새 것을 사줬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기 위해 가슴에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아들로 태어나겠습니다’를 깊이 새겼고, 오른쪽 다리에는 ‘한 번 아들은 영원한 아들’이라는 문신을 새겼다. 그는 “프로 진출을 기도했는데 지명 받고 펑펑 울었다”며 “기존 구단과 달리 신생 팀은 같은 출발 선상에서 경쟁을 하니까 출전 기회를 반드시 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꿈 속의 ‘서울 더비’ 심장이 쿵쾅쿵쾅

이랜드는 FC서울에 이어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 번째 팀이다. 홈 그라운드는 잠실 주경기장이다. 2군 무대 챌린지에서 출발하지만 승격을 이뤄내면 클래식 무대에서 ‘서울 더비’를 펼칠 수 있다.

전현재는 “꿈 속에서 수많은 관중 속에 FC서울과 경기를 하고 있었는데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바람에 깬 적도 있다”며 “꿈이 현실로 이뤄질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양기훈은 “대한민국 수도를 연고로 둔 만큼 자부심이 생긴다”면서 “FC서울은 역사와 전통이 깊은 팀이다. 우리는 신생 팀이지만 FC서울만큼 명문으로 거듭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 오창현은 “FC서울은 언젠가 반드시 뛰어 넘어야 할 팀”이라며 “선수들과 팬들이 하나가 됐을 때 FC서울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방은 우리가 책임진다

이들 세 명은 모두 수비수다. 각자 장점도 뚜렷해 선의의 경쟁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189㎝의 큰 키를 자랑하는 양기훈은 “제공권 싸움은 자신 있고, 스피드도 키에 비해 빠르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성균관대 스포츠 기자단이 ‘통곡의 벽’이라는 별명을 붙여줘 지금도 그렇게 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현재는 “대부분 공격수는 키가 180㎝ 정도 되는데 나는 172㎝로 작은 편”이라며 “그렇다고 나를 만만하게 봤다가 ‘데인’ 선수들이 더러 있다. 탄력과 스피드로 단신의 핸드캡을 상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창현은 “공을 예쁘게 차는 스타일이 아니고 다부진 축구를 한다”며 “예전에는 승부욕이 강하지 않았는데 일본 생활을 하며 ‘변하지 않으면 내가 죽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고 독기를 품었다. 공격적인 측면 수비수로서 나 때문에 한 골을 내줬으면 세 골을 더 넣겠다는 각오로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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