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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 "표현·결사의 자유 위축… 이념 분열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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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 "표현·결사의 자유 위축… 이념 분열 심화 우려"

입력
2014.12.1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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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가장해 야당 탄압" 국제 앰네스티 강력 비난

美, 박정희 정권과 비교 눈길

英 "이념·北 문제 보혁 대결"

日 "朴정권 강압 이미지 강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권영국(왼쪽 두 번째) 변호사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직원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권영국(왼쪽 두 번째) 변호사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직원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주요 외신들은 헌법재판소의 19일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를 속보로 전하면서 ‘표현ㆍ결사의 자유 침해’ ‘민주주의의 위기’ 등 우려의 목소리가 향후 한국 사회에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는 “안보를 빌미로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제 앰네스티는 이날 헌재 결정 직후 홈페이지에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결정으로 한국에서 표현과 결사의 자유가 위축되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젠 라이프 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 조사국장은 “정당 해산은 엄청난 영향과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오로지 극도로 제한된 경우에 한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을 보면서 한국 당국이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존중하고 지킬 의지가 있는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앰네스티는 또 이번 결정이 “최근 몇 년간 모호한 조항을 가진 국가보안법 및 기타 형법을 적용해 정부에 반대하거나 북한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을 억누르는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나왔다”며 “한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가장해 야당 정치인들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프 국장은 “결코 안보에 대한 우려를 이용해 다른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AP통신은 통진당을 ‘북한 사상을 따른다는 혐의를 받아온 좌파 소수 정당’이라고 소개하면서 정당 해산 결정이 한국 헌정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통신은 헌재 출범 당시 한국 사회를 묘사하며 “1980년대 후반부터 십여 년 간 군부 독재에서 벗어나 진정한 민주주의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독재정권 지도자들은 임의로 국회와 정치적 집단을 해산시켰고 반대 편에 선 정당의 활동을 금지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라이벌인 진보성향 정치인들은 그의 ‘강압적 스타일’이 18년간 독재를 한 아버지와 닮았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결정으로 박근혜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며 이념적 좌우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정이 “이념이나 북한에 대한 대응을 놓고 보수와 진보 세력이 심각하게 분열해 싸우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선고 직후 앰네스티가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안보를 가장한 야당 탄압”이라고 비판한 사실도 소개했다. BBC도 속보를 전하며 이번 결정으로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제한하는데 대한 반발이 생겨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는 “해산이 결정된 것은 소수정당으로 북한 사상에 동조하는 좌파”라고 소개한 뒤 이날 선고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정당의 자유가 훼손된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판단은 국민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한 것을 비롯해 좌파 단체 등에서는 ‘정부의 방식은 강압적이다’고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지(時事)통신은 “남북분단이라는 특수 사정이 있지만 정당활동이나 결사의 자유 등 민주주의의 기본 권리를 제한하는 결정으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보수, 진보 양 진영 대립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보이며 박근혜 정권의 강압적인 이미지가 한층 더 강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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