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찬씨, 재취업 제한에 이색 행보
차관급인 관세청장까지 지낸 전직 고위 공무원이 세무사를 개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전 같으면 민간 회사나 대형 로펌 등에서 러브콜이 쏟아졌을 이력이지만, 최근 강화된 고위 공직자 취업 제한에 이색적인 행로를 택한 것이다.
19일 세무사 업계에 따르면 백운찬(사진ㆍ58) 전 관세청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세무사를 개업(백운찬세무회계사무소)했다. 지난 7월 관세청장을 끝으로 33년간의 공직생활을 접은 지 5개월 만이다. 행시 24회 출신인 백 전 청장은 옛 재정경제부 조세정책과장,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장,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등 세제 관련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 과거 청장 출신들이 퇴임 후 민간 기업체나 대형 로펌, 혹은 회계법인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감안하면 그의 세무사 개업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백 전 청장의 세무사 개업은 올해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면서 퇴직 공무원의 민간 회사 취업 제한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란 관측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세무사 업계로부터 백 전 청장이 사무실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사실상 취업이 힘들어지자 대안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예정된 한국세무사회 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포석을 깐 행보라는 해석도 많다. 백 전 청장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공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에 봉사하고 새로운 꿈을 펼치기 위해 새로운 길을 택했다”며 “주변에서 세무사회 회장 출마에 대한 권유도 많은 것이 사실이어서 고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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