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통령 등 일제히 환영, 브라질 호 세프 취임식 등이 기회
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미국과 중남미 좌파정권들과의 관계에 훈풍이 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 주요 언론은 18일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선언을 다룬 기사에서 미국과 중남미 좌파정권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국과 쿠바 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미국과 중남미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국교 정상화에 대한 좌파 정권 정상들의 환영 일색인 반응은 껄끄러웠던 관계 개선의 청신호로 해석된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역사적인 일이 일어났다”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브라질과 함께 중남미 좌파정권을 대표하는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와 중남미의 이름으로 환영한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은 용기 있는 행동이다”며 화답했다.
미국과 중남미 좌파정권 관계 개선에서 내년 1월1일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취임식과 4월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세프 대통령 취임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참석한다. 정부 최고위급 인사가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OAS 정상회의에는 미국과 쿠바 정상이 나란히 참석해 국교 정상화 선언 이후 정치와 외교 분야 이슈를 놓고 정식으로 의견을 교환한다.
미국과 중남미 좌파정권 간의 관계 개선이 기대되면서 중남미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국익 충돌이 첨예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남미는 그 동안 경제와 안보 등 전략적 가치가 밀리고 껄끄러운 관계 탓에 미국의 외교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 그 사이 중국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금융지원과 에너지ㆍ인프라 공동사업 등을 통해 중남미 좌파정권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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