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감염질환 사망원인 1위... 1회 접종으로 상당부분 예방 가능
예방접종은 어린이만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은 잘못이다. 어렸을 때 한 예방접종으로 생긴 면역력이 어른이 되면서 없어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래서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장년층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감염질환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지는만큼 예방접종을 통해 질병에 대비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폐렴이다. 폐렴의 원인이 되는 가장 흔한 균인 폐렴사슬알균(폐렴구균)이 뇌나 혈관으로 침투하면 수막염, 패혈증 등 목숨을 위협하는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기침, 가래, 열 등 일반 감기나 독감과 증상이 비슷하다. 감기로 생각했더라도 높은 열이 발생하고 화농성 가래와 호흡곤란 가슴통증 두통 근육통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폐렴 여부를 진찰해야 한다. 최근 5년 새 70세 이상 폐렴 환자가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2013년 폐렴 건강보험ㆍ의료급여 심사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환자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난 연령대는 70세 이상(45%)이었다.
그래서 폐렴은 국내 감염질환 중 사망원인 1위, 전체 사망원인 6위를 차지한다. 게다가 세계보건기구(WHO)가 꼽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 가운데 1위이기도 하다. WHO는 폐렴의 전체 원인 균 중 30%를 차지하는 폐렴구균 백신의 접종을 지지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도 18세 이상 성인 중 폐렴 위험군과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폐렴구균백신 1회 접종을 최우선 등급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성인 폐렴구균 예방접종률은 5%도 되지 않는다.
신소연 국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은 면역 효과가 높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1회 접종만으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와 50대 이상 만성 환자, 65세 이상 고령자는 폐렴구균 예방접종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출시된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프리베나13)은 성인에서 1회 접종만으로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과 침습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65세 이상 성인에게 폐렴구균 다당질백신보다 단백접합백신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다당질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단백접합백신 1회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신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만성 질환자나 65세 이상 고령인, 만 59개월 이하 영ㆍ유아의 경우 올 겨울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때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며 “영ㆍ유아 뿐 아니라 성인도 예방접종에 관심을 가지고 감염질환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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