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구촌 책장] "청춘엔 이야기가 있다" 중국판 '응답하라 1994'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구촌 책장] "청춘엔 이야기가 있다" 중국판 '응답하라 1994'

입력
2014.12.19 11:07
0 0

올해 중국에서 뜨거운 화제가 된 소설 중 하나는 ‘충충나녠(悤悤那年ㆍ총총했던 그 해)’이다. 지난 2008년 처음 발행했을 때도 8개월 간 베스트셀러 정상을 지킨 이 책은 지난 8월 드라마로 제작된 데 이어 최근에는 영화까지 개봉되며 다시 큰 인기를 끌었다. 천쉰(陳尋)과 팡후이(方茴)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중국 바링허우(80后ㆍ1980년대에 태어난 이들)들의 학창 시절 추억과 방황, 그 이후 삶의 변화 등을 때론 익살맞게 때론 시리도록 그려 내고 있는 소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큰 공감을 얻었던 것처럼 올해 중국에선 ‘충충나녠’이 전 대륙을 웃기고 울렸다.

이야기는 1980년생인 장난(張楠)이 대학 졸업 후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호주로 유학을 가는 데서 시작된다. 장난은 이 곳에서 만난 팡후이의 신비한 매력에 점점 빠지는데 팡후이가 동성애자란 이야기를 듣고 놀란다. 그러나 실은 팡후이가 동성애자가 아니라 과거의 깊은 상처로 남자를 꺼리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팡후이는 직접 자신의 사연을 장난에게 풀어놓게 된다.

팡후이의 회상 장면은 1990년대 후반 베이징(北京)의 한 고등학교로 옮겨 진다. 이후 학교에서 쌓은 5명 친구의 아름다운 우정, 신중국 성립 50주년(1999년) 경축 행사, 새로운 세기의 시작,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 성공 당시의 감격, 대학 시절의 우울과 의기소침, 직장 생활의 어려움, 결혼 후 생활 과정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5명의 우정은 때론 열정으로 때론 사랑으로 때론 배신으로 때론 아픔으로 변한다.

‘각자에겐 모두 청춘이 있다, 각 청춘엔 모두 이야기가 있다, 각 이야기엔 모두 유감(遺憾)이 있다, 각 유감에는 음미하기에 끝이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구절은 우리 모두의 청춘과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사람은 어른이 될수록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얻을 수 없다’고 불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란 말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네 곁에 있는 이가 누구든지 상관없이 내가 오직 바라는 건 네가 행복한거야’란 문구도 묵묵히 한 여자를 친구로서 사랑했던 남자의 진심이 전해진다.

저자 왕샤오디(王曉迪)는 83년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같은 바링허우들의 생각과 감정, 경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청춘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중국 바링허우 작가 중 선두주자로 뽑힌다. 필명은 주예후이(九夜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