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사당국 "해킹 배후에 북한" 소니 "관객 안전 우려한 결정 존중"
미국 연방 수사당국이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해킹 공격 배후에 북한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17일 보도했다. 소니는 테러 가능성 등을 우려해 김정은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25일 상영관 개봉을 취소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북한이 최근 소니 해킹 공격에 “중심적으로 연루돼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수사 관계자들은 소니를 공격한 해커들이 북한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으면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앞서 소니픽처스는 지난달 말부터 ‘GOP(평화의 수호자)’라고 자처하는 해커들의 공격을 받아 할리우드 유명인사와 전현직 임직원 등 4만7,000명의 개인정보와 미개봉 블록버스터 영화 등 기밀정보가 유출됐다. 소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인터뷰’의 제작사로, 이들 해커는 소니에 영화 개봉을 취소할 것을 압박했다. 사건 직후부터 해킹 배후로 북한이 거론됐지만 북한은 “지지자의 의로운 소행”이라며 이를 부인해왔다.
한편 소니픽처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극장 업체 대다수가 이 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한 점을 고려해 25일 예정됐던 극장 개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니는 직원과 관객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극장 업체들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소니는 테러 위협과 관련해 “영화 배급을 막으려는 뻔뻔한 노력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우리는 영화 제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며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게린 대변인은 추후 극장 개봉이나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에 대해 “추가적인 개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대형 극장체인인 리걸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시네마크 홀딩스 등은 해커들이 영화를 상영하지 말라며 ‘인터뷰’ 상영관 테러 가능성을 언급하자 전날 영화 상영을 포기 또는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할리우드의 벤 스틸러, 스티브 카렐, 로브 로우 등 배우들과 주드 아패토 감독 등은 소니와 극장 업체를 비판했다. 이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한 로우는 트위터에서 “모두가 굴복했다”며 “해커들이 완전히 승리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캐나다를 시작으로 세계 63개국에 선보이려던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고, 개봉 취소에 따른 손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소식지 박스오피스 애널리스트의 더그 스톤 대표는 7,500만~1억달러(826억~1,1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됐던 인터뷰의 개봉 취소로 소니는 4,100만~5,500만달러(450억~600억원)의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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