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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 이성복 ‘누군가 내게 쓰다 만 편지’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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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 이성복 ‘누군가 내게 쓰다 만 편지’ 일부 -

입력
2014.12.1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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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지는 못했지만 저건 분명 어떤 손길이 지나간 거다

슬픔 같은 것이었는데, 고추장 붉은 덩어리가 뭉서리져 있고

슬픔도 그냥 슬픔이 아니다

저건 내가 손 댄 게 아니라니까

아이가 핥아먹는 솜사탕에도 벌건 선지피 덩어리가 뭉서리져 있고

저건 기억도 아니라니까

- 이성복 ‘누군가 내게 쓰다 만 편지’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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