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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탁구공...녹색테이블에 지각변동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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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탁구공...녹색테이블에 지각변동 오나

입력
2014.12.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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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룰로이드 공에 비해 회전 줄어

커트 위주 수비형 선수에 불리

여수 종합선수권서 국내 첫 도입

주세혁ㆍ서효원 1인자 지킬지 관심

탁구공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17일부터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68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플라스틱 공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기존의 셀룰로이드 공의 충분한 회전량을 활용한 수비 탁구로 '깎신'이라 불린 주세혁이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경기하는 모습. 대한탁구협회 제공
탁구공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17일부터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68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플라스틱 공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은 기존의 셀룰로이드 공의 충분한 회전량을 활용한 수비 탁구로 '깎신'이라 불린 주세혁이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경기하는 모습. 대한탁구협회 제공

“탁구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아세요?”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2) 남자 국가대표팀 코치는 “구질”이라고 했다. 유 코치는 “회전을 얼마나 주느냐, 어떻게 주느냐가 승부를 가른다”며 “우리 선수들과 중국 대표팀의 차이도 바로 회전 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 여자 선수들 수준이 우리 남자 대표팀 상비군 수준이다. 그래서 이기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고 덧붙였다.

압도적인 중국 선수들의 회전 수는 어려서부터 탁구 라켓과 탁구대를 접했으니 당연한 결과라는 얘기다. 여기에 셀룰로이드 공도 중국 팀에 유리했다는 분석이다. 표면에 돌기가 있고, 접합면(반 개의 공 2개를 붙여 만듦)이 존재하는 이 공은 회전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야구공 실밥이 회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때문에 공과 친숙한 중국 선수들은 마구와 같은 서브, 드라이브, 커트를 구사한다.

그런데 국제탁구연맹(ITTF)은 7월1일부터 이 셀룰로이드 공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인화성 물질로 이뤄진 탓에 항공기 반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일찌감치 이 부분을 문제 삼았다. 공을 교체하지 않으면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엄포까지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ITTF가 플라스틱 공을 사용하겠다고 결정해 탁구계에 획기적인 바람이 불었다.

17일부터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리는 제68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 국내 최고 권위의 탁구 대회에 초ㆍ중ㆍ고교생, 대학생, 실업 선수가 모여 들었다. 매년 12월 열려 한 해를 결산하는 이 대회는 국내 탁구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자리다.

아울러 이번 대회는 플라스틱 재질로 된 공을 쓰는 국내 첫 탁구 대회이기도 하다. 9월19일~10월4일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선수들의 적응 문제를 고려해 기존 셀룰로이드 탁구공을 썼었다.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는 “한국 선수들이 처음으로 플라스틱 탁구공을 경험하게 된다. 빨리 적응해야 내년 시즌 국제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공은 2개의 공을 붙여 만들지 않는다. 접합면도, 표면 돌기도 없다. 이에 따라 회전량이 대폭 줄어든다. 협회 관계자는 “예전 공인구 보다 무게감이 있다. 공에 회전이 덜 걸리고 불규칙 바운드도 많이 일어난다”며 “아무래도 공격형 선수들 보다는 커트를 위주로 하는 수비형 선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탁구계가 이번 대회에 비상한 관심을 쏟는 이유다. 당장 ‘깎신’ 주세혁(34ㆍ삼성생명)의 수비 탁구가 여전히 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주세혁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에이스’ 를 맡아야 할 선수다. 아직까지 그를 넘어서는 국내 선수는 없다. 여자부에서도 서효원(27ㆍ한국마사회)이 플라스틱 공과 함께 1인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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