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부인 권윤자(71)씨가 배임 방조 등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이재욱)는 18일 선고공판에서 권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배임 혐의로 기소된 권씨 동생 권오균(64) 트라이곤코리아 대표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권씨는 2010년 2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재산을 담보로 297억원을 대출 받아 동생 권 대표의 사업자금으로 쓴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권씨에 대해 “피고인이 동생인 권오균 등과 사전에 계획적으로 공모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으나 방조 행위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권오균의 범행을 방조해 교회에 큰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시킨 점을 고려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크지 않은 점, 고령이고 초범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권씨가 2009년 구원파 선교자금 2억9,556만원을 유씨 일가 계열사인 흰달 주식을 사는데 쓴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권 대표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무리한 사업 진행으로 인해 교회에 수백억원의 대출금을 변제해야 할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구원파를 설립한 고 권신찬 목사의 자녀인 권씨와 권 대표가 대출 과정에서 구원파 내 자신들의 영향력을 이용한 것으로 판단해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권씨에게 징역 2년6월을, 권 대표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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