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준비ㆍ학생 평가 투자 시간의 2배 행정업무 처리에 쏟아
우리나라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들은 수업준비와 학생평가에 투자하는 시간보다 행정업무 처리에 쏟는 시간이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행정업무로 인해 정작 수업 준비는 뒤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18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초ㆍ중학교 교사 2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교원의 업무시간 실태와 개선 방안’에 따르면 교사들은 업무 시간 중 14.6%(1.42시간)를 수업준비 및 평가에 투자하는 반면, 25.6%(2.59시간)를 행정 업무(학교 경영업무와 학급 행정업무)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중학교 교사들의 행정 업무 시간은 3.29시간으로 초등학교 교사의 2.26시간보다 많았다.
행정 업무는 상부기관에서 하달하는 공문이나 보고 문건에 대한 처리 업무 못지않게 학교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행사 등에 의한 업무 부담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사들의 행정 업무 경감을 추진해 왔지만, 여전히 상당한 정도의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얘기다.
정작 업무 시간 중 수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8%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시간은 수업 외 다른 업무에 소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작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사들은 OECD 회원국 교사들의 평균에 비해 수업 시간은 다소 적은 반면, 2~3배에 가까운 시간을 행정 업무 및 학생 생활 지도 등에 할애하고 있다.
수업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다른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수업 시간에 실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3%였고 나머지 27%는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학교는 수업시간 중 수업 진행이 87%였고, 13%는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과도한 행정 업무로 인해 질 높은 수업을 준비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만족스러운 혹은 질 높은 수업을 위해 해야 하는 수업 준비 양을 100%라고 할 때 본인은 몇%를 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초등학교 교사 응답자들의 평균은 62%였으며, 중학교 교사 응답자의 평균은 68%에 그쳤다. 수업 준비 시간이 부족한 원인으로 ‘행정업무가 많아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답변이 59%로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학생 지도 업무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17.9%), ‘교과내용이 워낙 많다’(12.2%) 등의 순이었다.
교육개발원은 “과중한 업무 부담과 이를 처리할 시간의 부족은 교사들로 하여금 교직을 떠나게 하거나 우수한 인재들이 교직으로 들어오려는 동기를 꺾는 요인”이라며 “초등학교의 경우 전시성 학교 행사와 교육과정의 분량 축소가 필요하고 중학교는 학생 지도를 위한 전문 지원 인력의 확충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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