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을 하다 밖에 나와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마음이 짠해졌다. 늦게까지 일하는 것 때문에 찾아오는 탄식은 아니었다. 하늘에 총총 박힌 별을 실로 오랜만에 본 것이다. 개중 몇몇 별들은 뽐내듯 반짝이고 있었지만 대다수의 별들은 오래된 형광등처럼 위태롭게 껌벅이고 있었다. 희미한 빛은 구름을 뚫고 안개를 뚫고 대도시의 어딘가에 시시각각 불시착하고 있었다. 그것은 “나 여기 있어요!”라고 안간힘을 다해 빛을 만들어내는 장면처럼 보였다. 스스로 빛나는 별을 가리켜 항성이라고 한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항성 내부는 온도와 압력이 매우 높은데 이로 인해 핵융합이 일어나면 빛이 분출된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그러니 저 희미한 빛을 내기 위해 실은 엄청난 힘이 드는 셈이다. 여기서는 보잘것없이 보일지라도 저 현장은 매 순간 위태로울 것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자를 하나 받았다. “잘 살고 있지?” 모르는 번호라 전화했더니 실수로 잘못 보냈다고 한다. 그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어 나도 모르게 씩씩하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상대가 희미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전화를 끊고 그 사람도, 그 사람이 잘 살고 있는지 물었던 사람도 정말 잘 살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까보다 별들이 많았다. “잘 살고 있지?”라는 물음은 어쩌면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고 가까스로 신호를 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 위태로운 별들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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