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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프리즘] 방치하면 치아건강에 치명적인 쇼그렌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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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프리즘] 방치하면 치아건강에 치명적인 쇼그렌증후군

입력
2014.12.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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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건강이라면 자신 있었던 주부 송모 씨. 그런데 지난해부터 입이 바짝 바짝 마르는 증상이 생기더니, 잇몸이 자주 붓고 피가 나며 치열이 눈에 띄게 벌어졌다. 나이가 들어 생기는 현상이려니 여기고 자주 물을 마시고 양치질을 더 열심히 했지만 입 안이 뻑뻑한 증상은 더 심해지고 잇몸뼈가 내려앉는 상태까지 이르렀다. 결국 병원을 찾은 송씨는 쇼그렌증후군을 진단받았고, 자신의 치아건강이 엉망이 된 것이 이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송씨의 치아건강을 앗아간 쇼그렌증후군은 내 몸이 나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일종으로, 체외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을 면역세포가 공격해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기고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중년 여성에게 발생 빈도가 높은데, 개인차는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구강건조와 안구건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질환 자체가 생소하고, 입이 마르고 눈이 건조한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병을 키우는 환자가 많다. 특히 지속되는 구강건조증으로 인한 치주질환은 쇼그렌증후군의 합병증 가운데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이다.

침은 입 안의 파수꾼이라 불릴 만큼, 구강건강에 중요하다. 건강한 어른은 하루 1.5L 정도의 침이 분비되는데, 이는 음식물의 소화를 도와준다. 또한 입안을 흐르면서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내 청결을 유지하고 살균성분과 끈끈한 점액성분이 치아와 잇몸, 입안의 점막을 보호한다. 구강건조증은 침의 분비가 정상인의 50% 이하로 떨어지는 증상이다. 충치는 물론 치은염, 치주염과 같은 잇몸병 원인이 된다. 쇼그렌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침을 분비하는 침샘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구강건조증이 점점 더 심해지기 때문에 치주질환이 지속되며 치아까지 소실, 젊은 나이에 틀니나 임플란트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기 전 조기 진단하고 적극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쇼그렌증후군으로 인한 구강ㆍ안구 건조 같은 증상은 침샘과 눈물샘에 직접 작용해 수분 생성을 자극하고, 침과 눈물 분비를 유도하는 약물치료를 한다. 특히 필로카르핀 제제는 쇼그렌증후군 환자의 구강건조증 개선 효과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약이다. 구강건조 증상을 유의하게 개선해 쇼그렌증후군으로 인한 치주질환 합병증 예방ㆍ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이러한 약물치료와 함께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침 분비를 촉진하는 무설탕 껌을 씹는 것도 구강건조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쇼그렌증후군은 만성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완치는 어렵지만 충분히 증상 조절이 가능하고 적극적인 치료로 치주질환과 같이 육체ㆍ정신ㆍ경제적으로 환자 삶의 질을 저해하는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병을 조기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눈이 건조하고 입이 마르는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 받기를 권한다. 우리 몸이 보내는 건조주의보를 놓치지 말자.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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